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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녀를 둔 미국 가정의 경제 사정이 인플레이션으로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앙은행(Fed)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2023 미국 가계 경제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8세 미만 자녀와 함께 사는 부모 중 '재정적으로 괜찮다'고 응답한 비율은 64%로 집계됐다. 전년에 비해 5%포인트 감소했다.
전체 성인 중 재정적으로 괜찮다고 응답한 비율은 72%로 전년 대비 1%포인트 줄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2019년 이 수치는 75%였다. 국가 경제가 괜찮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9년 50%에서 지난해 22%로 급감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미국 경제가 호황임을 보여주는 경제지표와 상반돼 이목을 끈다. 미국 실업률은 27개월째 4%를 밑돌고 있으며 S&P500 주가지수는 작년 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5%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좋은 경제 지표에 비해 경제 만족도가 떨어진 것은 지난해 급격한 인플레이션의 결과로 풀이된다. 응답자의 65%는 지난해 전년 대비 증가한 물가로 인해 재정 상황이 악화했다고 답했다. 31%는 물가 변화가 재정 상황에 영향이 없었다고 응답했고 4%는 개선됐다고 했다.
경제적 어려움의 가장 큰 요인 역시 인플레이션(35%)으로 나타났다. 기초생활비(21%) 주거(12%) 고용(9%) 은퇴 비용 및 저축(9%) 의료(6%) 부채(5%) 교육(5%) 등이 뒤를 이었다. 경제적 어려움이 없다는 응답도 31%에 달했다.
바이든 대통령 임기 중 경제가 나빠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재선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CNN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55%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4년 임기가 성공적이라고 응답했다. 바이든 대통령 임기가 좋았다고 평가한 비율은 39%였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