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조기 은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자사주가 너무 비싸다는 의견도 내놨다. 다이먼 회장 발언에 이날 JP모간 주가는 급락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다이먼 회장은 이날 JP모간 연례 투자자 행사에서 은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내 (재임) 시간표는 더 이상 5년이 아니다”고 답했다. 2005년 JP모간 사령탑에 오른 다이먼 회장은 미국 대형 은행 CEO 중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부터 지금까지 남아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월가 황제라 불리며 JP모간을 자산·예금 등 전 분야의 미국 최대 은행으로 성장시켰다.
올해 68세인 다이먼 회장이 조기 은퇴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그동안 잔여 임기를 묻는 말에 매번 CEO 임기인 “최소 5년 더 남았다”고 답해왔다. 하지만 이날은 “나는 여전히 과거에 그래왔던 것처럼 에너지를 갖고 있다”면서도 “주어진 소임을 할 수 없게 됐다고 생각되면 떠날 것”이라고 잔여 임기를 채우지 않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JP모간은 앞서 다이먼 회장이 CEO에서 물러나도 회장직은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다이먼 회장 후임 CEO 후보로는 제니퍼 핍스잭 JP모간 상업·투자은행 공동대표, 메리앤 레이크 소비자금융 부문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1년간 40% 급등한 자사주에 대해선 “너무 비싸다”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금융사의 주식을 장부가의 두 배가 훨씬 넘는 가격으로 매입하는 것은 실수”라며 “우린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에 대해서는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들에게 현금을 돌려주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며 “이는 빠져나가는 주주들에게 현금을 주는 것인데 우리는 기존 주주들을 돕고 싶다”고 밝혔다. JP모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2.4배다.
이날 JP모간 주가는 장중 지난 1년 중 최고가인 205.88달러를 기록했지만 연이은 다이먼 CEO의 폭탄 발언으로 4.5% 급락 후 마무리했다. .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