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21일 10:3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가 보유 중인 갤럭시아에스엠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프로듀서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손잡고 지분을 맞교환해 '혈맹'을 맺은 지 9년 만이다. SM엔터와 갤럭시아에스엠 사이의 지분 관계가 완전히 끊어지면 양사의 전략적 협업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M엔터는 연내 갤럭시아에스엠 보유 주식 전량인 225만주(9.26%)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전날 종가(2160원) 기준 약 49억원 규모다.
SM엔터와 갤럭시아에스엠은 2015년 전략적 업무 제휴를 맺으며 지분을 맞교환했다. 당시 SM엔터는 약 100억원을 투입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갤럭시아에스엠 지분 12.64%를 확보했다. 이 전 총괄도 개인 자금 15억원을 넣어 갤럭시아에스엠 지분 1.9%를 손에 쥐었다. 갤럭시아에스엠은 총 90억원을 투입해 구주를 인수하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SM엔터 지분 1.14%를 확보했다.
양사는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마케팅이 융화된 콘텐츠를 활용해 국내외 사업을 함께 펼치기 위한 목적으로 지분을 맞교환했다. 지분을 맞교환한 뒤 IB월드와이드라는 사명을 갤럭시아에스엠으로 바꾸는 등 끈끈한 관계를 이어갔다.
양사의 관계는 이 전 총괄이 SM엔터를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막을 내렸다. 갤럭시아에스엠은 지난해 초 하이브가 진행한 SM엔터 공개매수에 참여해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갤럭시아에스엠은 주당 3만원대 후반에 SM엔터 주식을 취득해 7년 6개월여만에 주당 12만원에 팔아 짭짤한 차익을 거뒀다.
갤럭시아에스엠이 SM엔터 지분을 팔자 SM엔터도 올 초 갤럭시아에스엠 지분 일부(3.38%)를 장내 매도했다. 매각 단가는 주당 3244원으로 취득 단가(2880원)보다는 높았지만 갤럭시아에스엠만큼 큰 차익을 거두진 못했다.
업계에선 SM엔터가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갤럭시아에스엠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총괄을 축출하고 경영권을 꿰찬 새로운 경영진들은 SM엔터가 소유한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SM엔터는 최근 SM C&C와 키이스트의 매각을 위해 주요 회계법인에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기도 했다.
SM엔터가 갤럭시아에스엠 잔여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해당 지분을 갤럭시아에스엠의 최대주주이자 사실상 조 회장의 개인 회사인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가 사들일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는 SM엔터가 보유한 갤럭시아에스엠 지분을 사들일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가지고 있다. 올 초에는 우선매수권이 있음에도 이를 행사하지 않아 SM엔터가 지분을 장내에서 팔았다.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는 조 회장이 지분 80%,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이 10%,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10%를 나눠 가지고 있는 회사다. 조회장은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를 통해 갤럭시아에스엠을 지배하는 동시에 본인 명의로도 갤럭시아에스엠 지분 11.35%를 보유하고 있다.
갤럭시아에스엠은 올 1분기 6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3억원을 기록했다. 갤럭시아에스엠은 전날 1.14% 내린 21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