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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치 날 때 몰랐어요?"…20대 직장인 치과 갔다가 '깜짝'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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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외치'가 이미 깨졌네요. 영구치 날 때 치외치인 거 모르셨어요? 이젠 이미 염증이 커서…신경치료 말곤 방법이 없습니다."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매년 스케일링을 받을 정도로 관리에 열심인데다 충치가 생긴 적도 없어 평소 치아 건강에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몇 달간 왼쪽 아래 작은 어금니(소구치) 근처에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욱신거리는 느낌이 지속되다가, 잇몸에 피고름까지 생긴 것을 보고선 곧장 치과로 달려갔다.

김 씨는 치과에서 당장 어금니 신경치료(근관치료)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치외치 때문이었다. 엑스레이를 찍어 보니 치외치가 부러진 틈새로 신경이 드러나, 잇몸 뿌리까지 염증이 파고든 상황이었다.

치아를 자세히 보면 씹는 면의 형태가 평평하지 않고 올록볼록하다. 윗니와 아랫니가 잘 맞물려 음식을 씹기 위해서다. 그런데 간혹 단순히 울퉁불퉁한 수준이 아니라, 씹는 면 중앙에 뾰족한 뿔처럼 생긴 돌기가 관찰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치외치라고 한다. 치아에 작은 치아가 나와 있다는 의미다. 작은 어금니에서 자주 관찰되고, 유병률은 대략 3~5% 수준이다. 아시아인에서 조금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외치는 일종의 기형치아다. 발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전적인 영향이 크다. 대개 유치를 뽑고 영구치가 나오는 시기인 11~13세 성장기 아동의 치아에서 발견된다.

문제는 단순히 모양만 뿔과 같은 형태인 것이 아니라, 치외치 내에 신경까지 따라 올라와 있다는 점이다. 평소 충치가 없고 관리를 잘하더라도 저작 활동만으로 치외치가 조금씩 마모되거나 부러진다. 이 경우 신경이 바로 노출되고, 세균이 침투하게 되는 것이다.

치외치를 가진 경우 최대한 신경 손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적인 관리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치외치 마모가 시작되기 전 아동기에 치외치를 발견하게 되면, 의도적으로 치외치를 살짝 갈고 치아 주변부와 치외치 상단을 레진으로 살짝 덮기도 한다. 신경이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늦추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10~20대가 되면 대부분 치외치 표면이 마모되기 시작한다. 치근이 다 성장하지 않은 성장기에는 신경관 내부에 약제를 넣어 치아 재생을 돕는 치근단유도술이나 치수재생술을 시도하지만, 대부분 신경을 모두 제거하는 근관치료를 한다.

돌기가 크지 않은 이상 보통은 특별한 이상을 감지하지 못하고 지내다 갑작스런 통증으로 병원을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아파서 병원을 방문한 상태라면 신경이 손상됐다는 의미다. 잇몸 뿌리에 염증까지 생겼다면 잇몸을 통해 염증이 퍼질 수 있어 빠르게 치료해야 한다.

치외치로 인한 신경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회당 1~3만원의 비용이 들며 한 번에 끝나지 않고 2~4회가량 받아야 한다. 신경치료를 마치면, 치아 안쪽을 레진 등 충전재로 메운 뒤 경과를 보고 더 이상 세균이 침투하지 않도록 보철물을 이빨에 씌우는 크라운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김선영 서울대 치과병원 치과보존과 교수는 "치외치는 치아의 수명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관건"이라며 "영구치가 자라는 시점부터 치외치가 손상되지 않았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증이 없어 발견이 힘들지만 치외치가 마모됐더라도 신경까지 드러나지 않은 시점에 발견하면 신경치료를 최대한 늦추는 예방적 치료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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