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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이 반등하고 있다. 올 들어 개인들에게 큰 손실을 안긴 상품이지만 최근 미국 물가지표가 둔화하고 엔화 가치가 바닥을 다지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일각에선 저점 매수할 시점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엔화 노출 미국 장기채 ETF ‘KBSTAR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H)’과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는 이날 각각 2.05%, 1.91% 올랐다. 올 들어 속절없이 추락했지만 지난달 29일부터는 나란히 3%대로 반등하는 모습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최근 1년간 일본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ETF ‘아이셰어즈 20년물 이상 미 국채 엔화 헤지’도 이날 1.48% 올랐다. 최저점이던 지난달 26일 이후 5.81% 뛰었다.
이 상품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1년간 일본 증시에서 ‘아이셰어즈 20년물 이상 미 국채 엔화 헤지’를 8억2064만달러(약 1조88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이 오르고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 정책에 따라 엔화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보고 대거 베팅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수익률은 처참했다. 지난 1년간 아이셰어즈 20년물 이상 미 국채 엔화 헤지 ETF는 17.2% 하락했다. 엔화 가치 약세까지 감안하면 손실률은 26.2%에 달했다. 미국 경기지표가 양호한 모습으로 나오자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계속 뒤로 밀렸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물가지표가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들이 나오면서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힘을 받으면서 장기채 금리도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기 기자 remi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