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골프를 대표하는 장타자 정찬민(25). 평균 310야드가 넘는 비거리로 투어 2승을 보유한 그 역시 한때는 '유망주'였다. 선배 프로들과의 라운드에서 그들의 플레이를 보고 가르침을 쏙쏙 흡수하던 그가 이제는 '멘토'로 돌아왔다. 13일 성황리에 마무리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원)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재능 나눔 행복라운드'에서다.
15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GC에서 백석현과 정찬민, 윤석민이 제주 지역 유망주 3명과 만나 재능나눔 행복라운드를 진행했다. 2017년 시작한 이 행사는 프로 선수가 주니어 선수 및 유망주들과 동반 라운딩을 하며 재능을 기부하는 사회 공헌 프로그램이다.
백석현은 지난해 SK텔레콤 오픈 우승자이고 정찬민은 KPGA투어 2승을 보유한 스타 플레이어다. 야구레전드 윤석민은 최근 KPGA 준회원 자격을 따냈다. 이들은 제주 지역에서 선발된 유망주 3명과 각기 짝을 이뤄 9홀을 돌며 대결을 펼쳤고, 한 팀을 이룬 선수들과 유망주들은 서로 긴밀하게 소통하며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
정찬민의 참가는 이 행사에 의미를 더했다. 그는 2018년 주니어 선수로 이 대회에 참가했던 그는 6년만에 멘토로 같은 자리에 섰다. 정찬민은 "2018년에 국가대표 자격으로 참가해서, 많은 것을 배웠는데, 이렇게 프로가 되어 멘토로 참가하게 돼 기뻤다"며 "학생들이 자신감 있고 다들 실력이 좋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내가 많이 배운 하루였다. 다들 좋은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찬민과 동반 라운드를 한 김나온(대정중)은 "정찬민 프로와 같은 팀이 되어 영광이었다.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셔서, 배운 것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스탠스를 바르게 서는 법과 퍼트에서 라이를 보는 법과 거리감을 익히는 법 등에 대해 자세히 가르쳐 주셨다"며 "앞으로 선수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재능나눔 행복라운드’에는 7년간 최경주, 강욱순, 박세리, 박지은, 박상현, 함정우, 허인회, 김비오 등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 골퍼들이 멘토로 참여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수해 왔다. 재능나눔 행복라운드를 거쳐간 유망주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현재 대한민국 골프를 대표하는 정찬민(2018), 김동민(2019), 배용준(2019), 김민별(2018), 임희정(2018), 김재희(2019), 이예원(2019) 등이 ‘재능나눔 행복라운드’에 참여했으며, 이들은 한국 골프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16일 시작하는 ‘SK텔레콤 오픈 2024’에서는 총 144명의 선수가 총상금 13억 원을 놓고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친다. 디펜딩 챔피언 백석현과 2023 KPGA 대상 함정우, 2023 KPGA 다승왕 고군택 등 떠오르는 스타들에 더해 KPGA 통산 12승 박상현, 2022년 우승자이자 통산 10승을 노리는 김비오, 그리고 SK텔레콤 오픈 최다 우승자인 최경주도 나선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