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이 발전하려면 연구개발(R&D) 과정에 의사들이 많이 참여해야 합니다. ‘진짜’ 임상 경험을 제공해야만 의료 현장과 동떨어지지 않은 제품이 나올 수 있습니다.”
송재훈 민트벤처파트너스 회장(사진)은 13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민트 엠디(MD)’ 사업을 출범시킨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민트 엠디는 기업과 의료 인력을 연결하는 국내 최초 바이오 인재 전문 플랫폼이다. 바이오 스타트업이 제품을 개발하고 임상을 진행할 때 전문적인 자문을 제공하고, 임상의사 채용을 원하는 기업에 인재를 추천한다.
감염내과 전문의인 송 회장은 삼성서울병원장(2012~2015년)과 차바이오그룹 회장(2018~2019년)을 지내며 의료계와 산업계를 모두 경험했다. 그는 “병원을 나와보니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이 임상 의사와의 협업을 강하게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병원에서도 산업계와 함께 새로운 진단·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의사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어떤 의사가, 어느 영역에 관심이 있는지 알기 어려웠다. 의사도 어떤 기업에, 어떻게 연락해야 할지 방법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송 회장은 이들을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잘못된 인력 수급을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앞으로 5년간 전국 대학병원에서 정년퇴임하는 교수만 2000명에 달한다”며 “기업·기관과 의료 전문인력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있다면 그 의사들의 연륜과 실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트 엠디에는 크게 두 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먼저 ‘닥터 위즈’는 R&D·임상·상업화 전 분야에 걸쳐 의사들이 기업에 자문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송 회장은 “컨설팅에 참여할 대학병원 교수 200여 명의 인력 풀을 조성했다”며 “앞으로 인력 풀을 간호사 등으로 넓힐 예정”이라고 했다. 아시아 시장으로 위즈 프로그램을 확장할 계획이다. 송 회장은 “내년 이후 아시아 지역으로 본격 확장할 것”이라며 “예컨대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고 싶은 기업은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병원 교수의 자문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프로그램인 ‘닥터 매치’는 의료 전문가를 채용하고 싶어 하는 기업·기관에 인재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국내 부정맥 분야 대가로 꼽히는 김영훈 고려대 의대 교수가 지난달 심전도 기기 개발 스타트업 메쥬에 합류한 것도 송 회장 작품이다. 송 회장은 “지역 간 진료 편차가 심한 만큼 왜곡된 인력 수급 현상을 바로잡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민트 엠디가 대한민국 바이오 헬스케어 핵심 인력이 모두 모인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3~4년 전 의대 졸업생 1000여 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장 듣고 싶은 강연 주제가 ‘의대 졸업 후 다양한 진로’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의사는 임상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는 만큼 올바른 인력 수급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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