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한 사실이 13일 알려졌다.
이날 여권에 따르면 원 전 장관과 한 전 위원장은 전날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 전 위원장 자택 인근의 한 중식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두 사람이 만난 소식은 한 전 위원장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목격담을 올리면서 확산했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 관계자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두 분이 개인 일정으로 만났다"고 했다.
현재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 측 모두 회동 취지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두 사람의 대화 의제를 놓고 갖은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가까운 당내 현안이 전당대회인 점, 두 사람 모두 잠룡으로 꼽히는 점을 바탕으로 전당대회를 포함한 당 상황에 대해 대화했을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여권 관계자는 "원 전 장관이 전당대회와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는 차원에서 만났을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 나경원 당선인 출마가 유력한데,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이준석 대표가 당선된 지지난 전당대회처럼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 차기를 노리는 한 전 위원장의 당선으로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윤 대통령에게 있을 것"이라고 했다.
총선 패배 이후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은 한 전 위원장이 당직자가 아닌 정치인과 만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자택 인근에서 편안한 차림으로 통화하는 모습이 포착된 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양재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모습이 포착돼 지지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