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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연평균 66% 수익률…'퀀트 투자 대가' 짐 사이먼스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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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월가 ‘퀀트(계량분석) 투자 개척자’로 꼽히는 짐 사이먼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이하 르네상스) 창립자가 세상을 떠났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짐 사이먼스가 뉴욕 맨해튼의 자택에서 향년 8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가 설립한 수학 및 기초 과학 연구 후원 재단인 사이먼스 재단의 데이비드 스페르겔 회장은 이날 사이먼스의 사망 소식을 발표하며 “짐 사이먼스는 수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작업을 수행하고 세계 최고의 투자 회사를 발전시킨 탁월한 리더”라고 밝혔다. 재단 측은 사망 원인을 공개하지 않았다.

재단에 따르면 1938년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난 짐 사이먼스는 어릴 때부터 수학을 좋아했다. 1958년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수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 후 1961년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0년대 중반 미국 국가안보국의 냉전 암호 해독자로 일한 사이먼스는 10년 후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로 자리를 옮겨 수학과장을 맡았다. 하버드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수학과 교수를 지내며 그는 ‘끈 이론’ ‘양자장 이론’ ‘응집 물리’ 분야의 지식 발전에 기여할 연구를 수행 및 발표했다.

사이먼스는 40세가 되던 해인 1978년 돌연 학계와 작별을 고하고 투자 인생을 시작했다.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자신의 수학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헤지펀드를 설립했다. 동료들과 함께 수학·통계 모델에 기반해 컴퓨터로 데이터를 처리하기 시작했고, 1982년 회사 이름을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로 바꿨다.

르네상스는 퀀트 투자의 선도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기업분석과 뉴스, 직감 등에 의존하던 전통적인 투자 방식과 달리 철저하게 컴퓨터의 정량분석 결과에 기반해 투자의사를 결정하는 방식을 따랐기 때문이다. NYT에 따르면 사이먼스의 퀀트 투자 방식은 2020년까지 월가 트레이딩 업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다수의 헤지 펀드와 연기금의 수익 창출 방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르네상스는 ‘훈련된 수학자’를 고용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약 300명의 직원 중 90명이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새로운 투자 방식을 구축한 르네상스는 지금까지도 사용되는 퀀트 트레이딩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이터 통신은 “짐 사이먼스는 트레이딩에 데이터를 선구적으로 사용해 ‘퀀트 킹’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르네상스는 투자 성과도 뛰어났다. 르네상스의 대표 펀드인 메달리언 펀드는 1988년 설립 이후 2018년까지 30년간 연평균 총수익률 66%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메달리언이 올린 수익은 1000억 달러를 웃돌았다. 2021년 기준 운용자산은 600억 달러가 넘는다. NYT는 “워런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 같은 유명 투자자들이 달성한 장기적인 성과보다 훨씬 뛰어난 성과”라고 했다.

사이먼스는 회사가 돈을 번 방법은 비밀에 부쳤다. 그레고리 주커만 월스트리트저널 특별작가는 2019년 저서 ‘시장을 해결한 남자’에서 “사이먼스는 시장을 ‘해독해야 할 암호’로 여기는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1994년 아내 마릴린과 함께 전 세계 과학자·단체의 수학 및 과학 연구를 지원하는 사이먼스 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의 지원을 받은 인물 중 노벨상 수상자도 여럿 나왔다. 기초과학 부문에 기여하는 가장 큰 민간 재단으로 꼽힌다. 2022년 기준 재단 자산은 약 50억달러로 집계됐다.

사이먼스는 2010년 르네상스 최고경영자(CEO)직에서 은퇴했고 2021년 초에는 펀드 의장직과 사이먼스 재단 회장직을 내려놨다. CEO 은퇴 당시 그의 재산은 110억달러로 현재 가치로는 약 160억달러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2023년 그의 재산은 약 300억 달러로 미국 내 가장 부유한 25번째 인물로 꼽혔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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