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를 향해 진격했다.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와 하르키우 주정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오전 5시께 하르키우 북쪽 접경지에서 포병 지원 속에 장갑차 부대로 국경을 넘어 지상전을 시작했다. 러시아군은 전날 밤부터 유도폭탄 등 미사일과 박격포, 무인기(드론)를 동원해 주도 하르키우시와 인근 데르하치, 쿠피안스크, 보우찬스크 등지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밤사이 공습으로 남성 1명이 숨지고 주택 수십 채가 파손되는 등 민간 피해도 잇따랐다. 러시아의 사보타주(파괴공작) 특수부대도 교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지역 보우찬스크 인근으로 1km 가량 진입했다"며 "러시아군이 완충지대를 구축하고자 이 방면으로 최대 10km까지 진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르키우 당국은 접경지 주민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키기 시작했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하르키우 전선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지원 병력을 급파했다며 "적의 공격을 격퇴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우리 군은 하르키우 방향의 러시아군 지상공격을 물리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내세운 하르키우 지역 수장 비탈리 간체프는 텔레그램에 "하르키우 상황과 관련해 우리군은 계속 적을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며 "국경 지역을 포함한 전선의 일부 지역에서 전투가 있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하르키우의 이지움, 쿠피안스크 등을 점령했다가 2022년 9월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이들 지역에서 물러났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