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사업 나서는 요양 플랫폼
10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토털케어 스타트업 케어닥은 미국의 대형 시니어 리빙 기업 IHC와 손잡고 6성급 호텔 수준의 시니어하우징 상품 개발에 나선다. 미국 부촌 수준의 노인 주거 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박재병 케어닥 대표는 “태동하는 국내 시니어하우징 시장에 하이엔드 상품을 새롭게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장기요양 스타트업 케어링도 최근 부동산 개발 기업 SDAMC와 단지형 시니어하우징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코리빙 공간 운영 기업인 로컬스티치는 X세대(1965~1979년생)를 시작으로 연령대를 넓혀 시니어 주택 사업에 진출할 계획을 짜고 있다. 시니어 헬스케어 회사인 바이엘 역시 노인 전용 주거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들 스타트업은 AI와 로봇 등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케어닥은 보안장비 기업인 하이트론씨스템즈와 협업해 AI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거주자의 쓰러짐이나 낙상 같은 신체적 위험을 감지하는 게 특징이다. 바이엘은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어르신의 건강을 확인한다. 동선을 트래킹해 문제가 생기면 빠르게 감지한 뒤 실시간으로 알린다. 앞으로 시니어하우징 시장은 이 같은 노인 케어 전문기업과 건설사, 금융자본이 결합한 방식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 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 상당수는 방문요양, 주간보호센터 등 정부 지원 기반 요양 서비스를 수행하던 기업이다. 하지만 강력한 경제력을 갖춘 5060세대의 시니어 진입이 본격화하자 노리는 시장이 달라졌다. 현재 한국에서 자산 규모가 가장 큰 세대가 예비 고령층인 50대다. 이들이 중위 고령층(65~79세)으로 진입하는 시점에 시니어하우징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 예측이다.
○“정부도 시니어하우징 활성화”
현재 국내 시니어 주거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앞으로 5년간 노인 인구는 200만 명 늘어나는데 민간 실버타운은 전국에 39곳(9000가구)밖에 없다. 실버타운 보증금 수준은 3억~9억원대. 그럼에도 2~3년씩 대기해야 겨우 들어간다. 황혼 이혼과 부모 봉양 기피 추세로 국내 1인 가구 중 60대 비중은 16.4%나 된다. 350만 명의 노인이 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전체 노인 인구 중에선 35%에 불과하다.시니어하우징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핵심 타깃층으로 건강한 ‘액티브시니어’로 불리는 5060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소비력을 갖춘 5060세대를 시작으로 케어 서비스 강도가 높아지는 중고령층, 초고령층으로 점차 확장하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화로 장기요양보험 급여비가 급증하면서 정부도 민간 시니어하우징을 활성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3월 정부는 임대형으로 묶여 있는 실버타운 규제를 풀어 일부 지역에 분양형 모델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건설사들도 최근 시니어 주택 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건설, 현대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