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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고공행진에…소형 미분양 '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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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던 소형 주택이 속속 주인을 찾고 있다. 분양가 급등세가 이어지자 집 크기를 줄이려는 심리가 확산하고, 과거 공급된 아파트 가격 경쟁력이 점점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평택 등 경기 남부지역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와 반도체 개발 등 호재에도 최근 미분양이 급증하며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지역별로 면적대와 공급 상황 등에 따라 분양 성적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서울 소형도 미분양 줄어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의 미분양 물량은 968가구로 집계됐다. 2월(1018가구)보다 50가구 줄었다. 소형 주택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전용면적 40~60㎡의 미분양 규모는 2월 463가구에서 3월 404가구로 59가구 줄어 작년 1월(355가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초소형(전용 40㎡ 이하) 미분양 물량도 최근 한 달 새 383가구에서 369가구로 감소했다. 전용 60~85㎡가 147가구에서 170가구로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까지만 해도 강북구 미아동 ‘엘리프미아역’에서 72가구가 계약자를 구하지 못했다. 3월엔 미분양 물량이 47가구로 줄었다. 전용 49㎡와 전용 59㎡에서 미분양을 많이 털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서울지하철 4호선 미아역 역세권이지만, 작년 4월 분양 당시 평균 청약 경쟁률이 3.3 대 1에 그쳤다. 전용 84㎡ 기준 이 아파트 공급 가격은 11억원대. 지난해만 해도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이후 서울 평균 분양가가 1년 새 23.9%(작년 3월 3.3㎡당 3068만원→올 3월 3801만원) 뛰면서 인식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구로구 가리봉동의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도 조금씩 미분양이 줄어들고 있다. 2월 28가구에서 3월 23가구로 다섯 가구 감소했다. 전용 33~67㎡의 소형 평형으로만 구성된 아파트다. 이 단지는 총 10차례에 걸쳐 임의공급(무순위 청약)을 했다. 작년만 해도 미달이 난 주택형이 나왔는데, 지난달 진행된 10차 임의공급에선 6가구 모집에 246명이나 몰렸다. 가격 경쟁력이 분양 성적을 좌우하는 장세가 펼쳐지며, 소형과 미분양 물량이 재평가받고 있다는 평가다.
○평택, 올해 미달 행렬 지속
경기도 전체 미분양 규모는 1월 6069가구에서 3월 8340가구로 37% 증가하며 서울과 대조를 이뤘다. 이 기간 미분양이 361가구에서 2360가구로 급증한 평택의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올 들어 평택 화양지구와 가재지구, 브레인시티 등에서 총 5개 단지가 공급됐다. 청약 경쟁률이 1 대 1을 넘은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입지와 가격 문제 때문에 수요자가 외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덕면에 조성되는 화양지구는 평택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고, 아직 기반 시설과 교통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브레인시티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화양지구와 브레인시티 등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도 전용 84㎡ 기준 4억원대 후반인데, 구도심 시세와 비교할 때 가격 메리트가 없다”며 “GTX 호재가 있는 평택지제역 일대와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평택 원도심에 속하는 비전동의 ‘비전롯데캐슬’ 전용 84㎡ 최근 실거래가는 3억원대 초·중반이다.

평택과 맞붙어 있는 안성도 미분양이 1월 459가구에서 2월 1689가구로 급증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달 안성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안성에선 공도읍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건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5월 이곳에서 한 단지가 전용 84㎡ 기준 4억원대 후반에 공급됐는데, 아직 고분양가 꼬리표가 남아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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