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추경호 의원이 선출됐다. 윤석열 정부 첫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 의원은 지난 총선 때 여당의 대패 와중에도 대구 달성에서 수월하게 3선에 성공했다. 다수 ‘TK 의원’과 ‘호남 의원’이 그렇듯 해묵은 지역정서 기반에서, 극단으로 나뉜 정치 구도에서 살아남으며 리더 대열에 섰다.
그는 통상 친윤(尹)계로 분류되지만 계파 색채가 옅고 합리적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관료 경력으로 볼 때 거대 야당의 예고된 입법 독주에 맞서기에는 뚝심과 추진력이 약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더구나 소수 여당은 선거 참패 한 달이 지났는데도 강철 같은 단일대오는커녕 친윤·비윤 하는 내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가 원내사령탑으로 뽑히기까지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경위야 어떻든 추 원내대표는 여당의 막중한 소임 완수에 정치 생명을 걸어야 한다. 당선 인사에서 그는 “제일 중요한 것은 108명이 똘똘 뭉쳐야 한다는 것”이라며 내부 단결을 역설했다. 4월 총선 이후 사분오열의 여권 행태를 볼 때 공감되는 상황 진단이다. 문제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단결할 것이냐다. 여당 의원 108명이 단합해야 하는 절대적 이유는 야당의 위헌적 입법, 포퓰리즘 입법을 저지해야 하기 때문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경제 쪽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반시장 입법 대기가 즐비하다. 민주당은 이달 문제의 양곡관리법과 농안법 강행 처리 방침을 세운 데 이어 22대 1호 법안으로 ‘전 국민 25만원 살포법’을 공언해왔다. ‘노란봉투법’처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필요성과 정당성이 사라진 법안까지 되살려내겠다고 벼른다. 108석이 위기감을 갖고 똘똘 뭉치면 필요한 법 제정은 몰라도 최소한 악법 저지는 가능할 것이다.
더 큰 관심사는 어떻게 해서 제대로 단결해낼지다. 민주당 초선 당선인은 개원도 전에 ‘특검 관철’을 외치며 어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을 상대로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과제’와 의료개혁까지 매듭지으려면 독하게 각오해야 할 것이다. “지금 진짜로 ‘철야농성’ ‘단식투쟁’을 준비해야 할 곳은 여당”이라는 항간의 지적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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