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유전체학을 연구하는 최정균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는 신간 <유전자 지배 사회>에서 유전자의 관점을 통해 가정과 사회, 경제, 정치, 종교 등을 분석했다. 살인, 혐오, 전쟁 등 인간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행동들도 유전자 수준에서 살펴본다.
저자에 따르면 이혼도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 유전자는 성공적인 번식을 위해서 유전적 다양성을 추구한다. 따라서 내성적인 남자와 외향적인 여자, 순종적인 사람과 지배적인 사람 등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서로 끌리게 한다. 유전자의 이런 속성은 이혼의 가능성이 뒤따르게 한다.
자연을 숭배하는 인간의 본능은 기술의 진보를 거부하게도 만든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유전자 변형작물(GMO)이 위험하다는 증거가 없는데도 사람들의 두려움은 여전하다. DDT가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발한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은 환경보호 운동의 교과서와 같은 책이다. 하지만 DDT가 해충으로부터 수많은 인명을 구한 덕분에 194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는 사실은 간과한다. 과학자들은 DDT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 때문에 최대 8000만 명의 불필요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진단한다.
일부 독자는 책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사회적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갖게 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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