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이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는 아시아에 앞다퉈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의 클라우드사업부 아마존웹서비스(AWS)는 7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클라우드 인프라에 2028년까지 120억싱가포르달러(약 12조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투자액을 더하면 총규모는 225억싱가포르달러다. 투자액은 데이터센터 건설, 재생에너지 인프라 개발, 현지 인력 육성 등에 쓰인다.
아마존은 아시아 전역에서 AI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AWS는 2027년까지 일본 도쿄·오사카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에 2조3000억엔(약 20조2000억원)을 투자한다고 지난 1월 발표했다. 2030년까지 인도에 150억달러(약 20조5000억원), 사우디에 53억달러(약 7조20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동남아시아를 방문해 인프라 확대에 공을 들였다. 나델라 CEO는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찾아 각각 17억달러, 22억달러의 투자 꾸러미를 풀었다. 지난 1일 태국에서는 MS 최초로 태국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는 투자 규모를 1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빅테크가 아시아 인프라에 적극 투자하는 것은 이 지역에서 AI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상업용 부동산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동북아·동남아 데이터 저장 수요가 2028년까지 연평균 2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미국 수요 증가율은 연 14% 안팎으로 추산했다.
2023년 하반기 기준 아시아·태평양 지역 데이터센터 운영 용량은 10.6GW에 이른다. 3.9GW 규모가 건설 중, 9.4GW가 계획 단계에 있다. 짓고 있는 데이터센터는 절반 이상이 중국과 인도에 몰려 있다.
이에 빅테크들은 동남아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말레이시아에 자리잡은 데이터센터의 총용량은 약 189㎿로, 6배가 넘는 1.2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세울 예정이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아시아 주요 도시를 데이터센터 성숙도에 따라 나눠 중국 베이징·상하이와 인도 뭄바이를 ‘강력한’, 싱가포르와 서울을 ‘안정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필리핀 마닐라를 ‘개발 중’, 베트남 하노이와 대만 타이베이를 ‘떠오르는’ 도시로 분류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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