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틈새시장을 노린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지방발 국제선 취항이 잇따르고 있다. 승객 수가 적어 운영 위기까지 맞았던 지방공항을 비롯해 일부 지방공항은 지역 수요를 흡수해 크게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CC들은 국제선이 주로 취항하는 인천·김포공항뿐 아니라 지방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노선을 확대해 여객 확보에 앞장서겠다는 방침.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4월 누적으로 국내 공항(김포·김해·제주·대구·무안·청주·양양·인천) 여객 수는 전년 대비 15.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청주공항은 전년 대비 무려 877.4%의 증가율을 보였다. 제주(169.5%) 무안(81.4%) 대구(32%) 등도 공항 여객 수가 확연히 늘었다. 특히 청주공항은 대전·세종을 비롯한 충청권에 경기 남부 지역에서도 접근성이 좋아 이용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LCC들은 지방공항 국제선 취항을 늘리는 추세다.
진에어는 이날부터 무안~울란바토르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보잉 737-800 항공기가 투입되며 매주 2회(수·토요일) 운항한다. 몽골 수도인 울란바토르는 초원 위에서 모래 썰매, 승마 트래킹, 별자리 관측 등을 경험할 수 있는 이색 여행지로 꼽힌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1일부터 부산에서 출발하는 베트남 나트랑 정기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티웨이항공은 부산 외에도 인천과 청주에서 출발하는 나트랑 직항 노선을 운항 중이다. 나트랑은 베트남 다낭과 호찌민 사이에 있는 해양도시로 '동양의 나폴리'로 불린다. 해변은 물론 포나가르사원, 빈원더스 나트랑, 나트랑 대성당 등의 관광 명소가 있다.
티웨이항공은 다음달부터 대구발 울란바토르, 연길, 나트랑 노선도 재운항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달부터 △제주~베이징 다싱 △무안~장자제 △제주~시안 △무안~옌지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하반기에도 기재 전략 및 운수권 배분 결과 등을 종합 고려해 지방발 국제선 노선 운항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올 초 제주~타이베이 노선 재운항에 들어갔으며 연내 지방발 중국 노선 취항을 검토 중이다.
지방발 국제선 노선은 인천에서 출발하는 노선에 비하면 항공 수요가 적다. 하지만 LCC들은 지방에서 인천공항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상당해 지방공항 노선 수요가 상당하다는 점을 눈여겨봤다. 항공사 입장에선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슬롯(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이 포화상태에 다다라 국제선을 추가로 늘리려면 지방공항발 노선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일부 지방 거주 해외여행객들은 인천공항까지 가는 시간이 해외로 떠나는 비행 시간만큼 길어 불편하다는 불만이 많다. 한 누리꾼은 여행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는 "해외여행 갈 때마다 인천공항까지 가는 게 너무 힘들다. 최근 무안공항에서 바로 떠나는 노선들이 생겨 이동 시간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항공사 관계자는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늘면서 지방에 거주하는 여행객들도 가까운 공항을 통해 해외여행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지방발 국제선 운항으로 여행객들 편의 향상은 물론 신규 여객 창출, 지방공항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 등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