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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보다 똑똑한 아이패드"…애플, 괴물칩 M4로 'AI 승부수'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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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아이콘' 애플이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재기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자체 개발 칩 'M3' 등판 7개월 만에 AI 특화 차세대 칩 'M4'를 선보이고, M4를 탑재한 태블릿 '아이패드' 신형을 18개월 만에 내놨다. 업계에서는 최근 애플이 AI 시장에서 뒤처졌다고 평가받는 가운데 주도권 재확보를 위해 노트북 '맥북'에 앞서 M4를 아이패드에 먼저 장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7개월 만에 등판한 AI 칩 'M4'…아이패드, 맥북보다 똑똑해졌다

역대 아이패드 중 최장기간인 18개월 만의 공백기를 끝내고 등장한 신형 아이패드 11세대는 기대를 모은 차세대 시스템온칩(SoC) M4를 품었다. 노트북 맥북 최신 버전에 들어간 M3 칩보다 한단계 뛰어난 두뇌를 갖추게 된 것.

애플은 이날 자체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온라인 이벤트 '렛 루즈'(Let Lose)를 열고 신형 아이패드 시리즈와 자체 개발 칩인 M4를 공개했다. M4는 애플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M3의 후속 모델로, 2세대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기술이 적용됐다. 애플 기기 중 처음으로 아이패드 고가 모델인 '프로'에 탑재돼 활약상을 선보이게 됐다.

애플 측은 M4에 대해 확장된 메모리 대역폭, CPU의 차세대 머신 러닝(ML) 가속기, 고성능 GPU 등의 특징을 갖춘 '자체 실리콘 제작 능력의 역작'이란 점을 강조했다. M4는 M3에서 처음 선보인 차세대 GPU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최대 4개의 성능 코어와 6개의 효율 코어로 구성된 최대 10코어 GPU를 탑재했다. 성능 코어 및 효율 코어 모두 향상된 차세대 ML 가속기를 갖췄다고 애플은 소개했다. 애플에 따르면 M4는 M2와 비교해 최대 1.5배 향상된 속도의 CPU 성능을 제공한다.

M4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엔진과 초당 38조회에 달하는 연산 처리 능력을 갖춘 역대 가장 빠른 '뉴럴 엔진'도 장착했다고 애플은 전했다. AI의 기계 학습을 가속하기 위한 뉴럴 엔진이 현존 모든 AI PC의 신경망처리장치(NPU) 속도를 능가한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그 결과, M4를 탑재한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는 '강력한 AI 기기'가 됐다고 전했다. 애플은 예시로 M4를 탑재한 아이패드 프로가 게임 '디아블로 이모탈'와 전문 렌더링 프로그램 '옥테인(Octane)' 구동 시 M2 탑재 모델보다 최대 4배 더 빠른 성능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또한 음성 내용을 곧바로 문자로 바꿔주는 실시간 자막, 영상이나 사진 속 피사체를 식별하는 시각 정보 찾아보기 등, iPadOS 자체 AI 기능을 포함한 AI 작업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애플의 하드웨어 기술 담당 수석 부사장인 조니 스루지는 "CPU, GPU, 뉴럴 엔진 및 메모리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선을 바탕으로, M4가 AI를 활용하는 최신 앱에 최적화된 칩으로 자리잡았다"면서 "M4 칩은 아이패드 프로를 독보적으로 강력한 기기의 반열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조만간 다른 제품에도 차세대 칩을 적용하며 다시 한번 전환점 마련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신형 아이패드를 시발점으로 전 제품 영역에서 온디바이스 AI로 전환하며 AI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애플은 2017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 28개 AI 스타트업을 인수했고, 매년 수십 명의 AI 전문 인력도 채용하고 있"면서 "전 제품의 AI 디바이스 전환을 위한 AI) 군비 경쟁에서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부연했다.
18개월 침묵 깬 아이패드…"가장 얇고 가장 밝다"
신형 아이패드는 18개월 간의 역대 최장 기간 공백을 끝내고 M4를 품으면서 애플의 AI 기기 선두주자가 됐다. 이와 함께 역대 아이패드 중 처음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택해 애플의 역대 가장 얇은 기기란 타이틀도 안았다.

고가 모델인 아이패드 프로는 11인치(28㎝), 13인치(33㎝) 모델의 두 가지 크기로 출시됐다. 고급화를 위해 처음으로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아이폰에 이어 OLED 패널을 적용하면서 두께를 한층 줄여 13인치 프로 모델의 경우 기존 애플 기기 중 가장 얇은 두께를 자랑한다. 각 프로 모델의 두께는 11인치는 5.3mm, 13인치 모델은 5.1mm다.

애플은 프로 모델에 두 장의 OLED를 겹친 '탠덤 OLED'로 구축한 '울트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SDR·HDR 콘텐츠에 대해 1000니트(1니트는 1㎡ 공간에 촛불이 한 개 켜진 밝기)의 전체 화면 밝기를 지원하고, HDR 콘텐츠에 대해 1600니트의 부분 최대 밝기를 지원한다. 프로의 경우 나노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식각 처리, 반사광을 한층 줄인 '나노 텍스처 글래스 글래스' 옵션도 선택 가능하다. 프로 모델의 용량은 256GB, 512GB, 1TB, 2TB 등 4종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11인치 모델의 경우 999달러(한국은 149만원)부터 시작하며, 13인치는 1299달러(한국은 199만원)부터다.

애플은 이와 함께 보급형 제품인 '아이패드 에어' 신제품도 공개했다. 아이패드 에어는 11인치에 더해 13인치 모델에 추가됐다. 두 모델 모두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애플의 M2 칩을 탑재했다. 가격은 11인치는 599달러(한국은 89만9000원), 13인치는 799달러(119만9000원)부터 시작한다. 용량은 128GB, 256GB, 512GB, 1TB 등 4종이다.

애플은 이와 함께 새로운 제스처 등을 탑재한 '애플 펜슬 프로'와 더 얇고 가벼운 무게의 보조 키보드 '매직 키보드'도 내놨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패드 기준 역대 최장 기간인 약 18개월간 신규 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상태였다. 가장 긴 신제품 공백기를 거친 끝에 M4와 OLED 탑재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 팀 쿡 애플 CEO는 "역대 가장 강력한 아이패드 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다"며 "단연코 업계 최강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이패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큰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판매량과 매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매출은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애플의 2024회계연도 2분기(1~3월) 아이패드 매출은 55억5900만달러(약 7조62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떨어졌다. 이와 함께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이 10.4% 감소하면서 전사 매출은 4.3% 감소한 907억5000만달러(약 124조4200억원)로 집계됐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태블릿PC 시장 점유율은 애플 아이패드가 40%, 삼성 갤럭시탭이 19%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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