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전국노래자랑'의 MC 남희석이 시청률 상승보다는 프로그램의 안정화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남희석은 7일 '한국방송작가협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전국노래자랑' MC로 발탁된 뒤의 심정과 근황 등을 전했다.
앞서 KBS는 고(故) 송해의 뒤를 이어 '최초의 여성 MC'로 개그우먼 김신영을 발탁했으나 1년 5개월 만에 돌연 교체를 선언, 남희석을 새 진행자로 선정했다.
당시 KBS는 "시청률 하락이 MC 한 명으로 인한 것임은 결코 아닐 것이나, 44년 전통의 프로그램 위기 앞에 타개책의 일환으로 MC 교체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MC 교체의 이유가 시청률 때문이라고 밝혔던 바다.
남희석이 MC를 맡은 뒤 5주간의 평균 시청률은 5.8%였다. 이는 김신영이 진행을 맡았던 1년 5개월간의 평균 시청률 4.9%보다는 높았지만, 송해의 1년간의 평균 시청률 9.4%에는 크게 못 미쳤다.
시청률과 별개로 남희석은 안정적인 진행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그는 '전국노래자랑' MC 제의를 받았을 때를 떠올리며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마이크를 잡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담감을 안 느낀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렇다고 MC가 부담감을 느끼고 불안해하면 안 되기 때문에 3회 때부터는 마음 편하게 녹화했다"고 덧붙였다.
첫 녹화에서 차분한 톤으로 튀지 않는 인사를 건넨 그였다. 남희석은 "너무 이슈가 많이 돼서 '기본을 따르자'고 생각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있었지만 송해 선생님을 추억하는 분들이 많아서 선생님의 기본을 따라가 보자는 생각으로 조금 차분하게 녹화했다"고 밝혔다.
녹화 전날 무조건 해당 지역으로 먼저 내려간다고 밝힌 그는 "그 동네에서 술을 먹는다. 악단장님, 단원들이랑도 마시고 작가님들이랑도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전국노래자랑' 제작진들을 보며 매우 놀랐다고. 남희석은 "2차 예심 때까지 300팀 넘게 오디션을 보는데 제작진이 노래를 1분 이상 듣더라. '용기를 내서 직장에서 시간을 빼거나 혹은 장사를 접고 오신 분들인데 우리가 1절까지는 들어야 하지 않냐'고 하더라. 깜짝 놀랐다. 참 멋진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MC로서의 포부를 묻자 남희석은 "잘 버티는 성격"이라면서 "내가 이렇게 만들어지기까지 예전에는 내가 잘나서 그렇다고 생각한 시절이 있었는데, 이 정도 경력이 되니까 작가, 피디, 카메라 감독, 조명 감독님 등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이런 시스템이 생물처럼 움직여서 30년 넘게 프로그램이 가는 거라는 걸 안다. 이걸 끌어가야 한다는 건 욕심인 것 같고 이걸 잘 싣고 바람 가는 대로 잘 흘러갔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남희석이 와서 시청률이 올랐다는 칭찬보다는 안정화됐다는 칭찬을 들어보고 싶은 게 MC로서의 욕심"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