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예술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은 '무빙'과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에게 돌아갔다.
김성수 감독은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D홀에서 진행된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김성수 감독은 "'서울의 봄'이 울화통이 터지는 내용인데 주변에 추천해주셔서 1000만명이 넘는 흥행을 했다"며 "이 영화를 봐주신 모든 관객, 한국 영화를 사랑한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상 시상자로 나온 박찬욱 감독은 "젊은 감독이 많은 한국 영화계에서 저보다 나이 많은 분이 많지 않은데, 이 호명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진심으로 김성수 감독의 수상을 축하했다.
김성수 감독은 작품상에 이어 2개의 트로피를 차지하게 됐고, 배우 황정민이 최우수 연기상을 받으면서 기쁨을 더했다.
김성수 감독은 "극장가에 서서히 관객들이 다시 오고 있다"며 "팬데믹 이전과 비교할 수 없지만, 그래도 관객들이 다시 와줘서 너무 감사하다. 우리도 열심히 정성껏 만들겠다. 영화를 보러 더 와달라"고 당부했다.
TV 부문 대상은 디즈니 플러스 '무빙'에게 돌아갔다. '무빙' 제작사인 스튜디오엔뉴 관계자는 "어려운 도전이었고 즐거운 촬영이었다"며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함께한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무빙' 연출 박인제 감독은 "크레딧이 오른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짧고 굵은 수상 소감을 전했다.
백상예술대상은 TV·영화·연극 분야에서 활약한 대중문화 예술계 종사자들에게 상을 수여하는 종합예술상이다. 1965년에 처음 시작해 올해 60회를 맞이했다. 올해도 신동엽·수지·박보검이 MC를 맡았다.
여기에 원로 배우 이순재가 무대에 올라 오디션 형식의 특별극을 꾸미면서 감동을 더 했다. 특히 '파묘'의 최민식을 언급하며 "영화 잘 봤다"며 "내가 귀신이든, 산신령이던 하겠다. 다음에 같이 하자"고 제안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이병헌에게도 "같이 액션을 하자"며 "기획, 개발해 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 "대본을 완벽하게 외우는 게 연기의 시작"이라며 "대사를 못 외우면 연기를 그만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배우는 새로운 작업에 대한 도전"이라며 "계속 공부하고, 최대한 노력해야 살아남아 있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TV 부문에서는 OTT와 웹 예능의 활약이 돋보였다. '무빙'이 연출상과 각본상, 주연상과 신인상 등 TV 부문에서만 7개 후보에 올랐고, 이 중 대상을 비롯해 남자 신인상, 각본상을 거머쥐었다. 그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마스크걸' 염혜란, 안재홍이 나란히 조연상을 받았고, 연출상은 디즈니 플러스 '최악의 악'에 돌아갔다.
영화 부문에서는 '파묘'가 연출상을 비롯해 남자신인상, 예술상, 여자 최우수연기상 등의 총 4개의 트로피를 차지하며 다관왕에 올랐다.
고윤정, 김형서, 이이담, 이한별 등 쟁쟁한 후보들과의 경쟁 끝에 TV 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을 받은 ENA '유괴의 날' 유나는 "너무 행복하고 영광스러웠는데, 신인상까지 주셔서 감사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유나는 이어 "감독님이 '시상식에서 예쁜 드레스 입고 선배님들 사이에 앉아있는 게 소원'이라고 하셨는데 상을 받았다"며 함께한 배우, 스태프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남자 신인상 수상자 디즈니 플러스 '무빙' 이정하도 "너무 신기하고, 떨리고 감사하다"며 가슴을 부여잡고 소감을 이어갔다. 이정하는 "제가 번지점프도 못 하는데, 와이어를 타고 올라가니 너무 무섭고,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감독님께서 '할 수 있다'고 외쳐주셨고, 함께한 배우분들 덕분에 용기를 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 신혼부부가 있었다"며 지인의 갑작스러운 부고를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정하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이 임신한 아내만 남겨놓고 세상을 떠났는데, 오늘이 남편의 생일이다"며 "오늘 이 상을 바치면서 기리고 싶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영화 '화란', '파묘'로 각각 신인상을 수상한 김형서(비비)와 이도현 모두 "수상을 예상하지 못해 소감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모든 인류에 감사한다", "(임)지연아, 고마워" 등 돋보이는 소감으로 박수를 받았다.
젊은 연극인상을 받은 이철희는 "저는 배우였다. 캐스팅이 잘 안돼 글을 썼는데, 그걸로 작가로 등단했고, 제 글로 연출을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극단을 만들어 작업을 이어왔다"며 "생각해보니 인생이 알 수 없는 거 같다. 저의 작업이 계획한 것 없이 지금까지 이어진 걸 보면 하늘이 도운 거라 생각한다"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신인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된 '괴인'의 이정홍 감독은 "단언컨대 제가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인지도가 없는 감독이 아닐까 싶다"며 "걱정스러운 마음과 함께 뻔뻔하게 소감을 전한다. 작은 다양성 영화에 큰 힘을 실어주신 심사위원분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무빙'의 대본을 쓰며 첫 드라마 데뷔작으로 각본상을 받은 강풀 작가는 "이런 시상식에서 길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며 '개인적으로 얘기하지 왜 그럴까' 싶었는데, 올라와 보니 알 거 같다"며 "고마운 것도 있고, 미안한 것도 있어서 그런 거 같다. 모든 스태프와 동료 작가분들, 우리 가족들 모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여기 와보니 만화가 출신이 3명인데, 다들 만화를 안 그리고 있다"며 "그만큼 만화가 힘들다는 거 같고, 만화가 선후배들에게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웃었다.
영화 '너와 나'로 구찌 임팩트 어워즈를 수상하며 연출자로서도 인정받은 배우 조현철은 "현장에서 치열하게 임했고, 그래서 행복했다"며 "이런 현장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고, 같이 오고 싶었는데 못 온 박혜수 배우도 좋은 친구이자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가 세월호 10주기고, 우리 영화는 세월호를 모티브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며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는 잊혀가지만, 봄이 오는 것만으로도 마음 아파하는 분들이 있다는 걸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TV 부문 조연상을 받은 염혜란은 "'마스크걸' 공개 후 과분한 칭찬을 받았는데, 최고의 스태프를 만난 덕분"이라며 "그 분장을 하고, 그 빛을 받고 그 공간 안에 들어가면 어느 배우든 그렇게 됐을 거다. 마법과 같은 순간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마스크걸'에서 염혜란이 연기한 김경자의 아들, 주오남 역으로 출연한 안재홍도 조연상을 거머쥐었다. 안재홍은 "이 작품을 통해 많은 예술가가 모여 무언가가 탄생하는 순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저의 길을 잘 걸어 나가겠다"면서 극의 유행어인 '아이시떼루'를 외쳐 박수받았다.
'로기완'으로 영화 부문 조연상을 받은 이상희는 무대에 올라 주연 배우인 송중기를 언급하며 "중기야, 정말 고맙다"고 외쳤다. 이어 "엄마가 매일 기도하는데, 오늘은 안될 거 같다고 했는데 상 받았다"며 "(남편) 진용아 나랑 결혼해줘서 고마워. 너랑 결혼해서 좋은 사람이 됐다"면서 손을 떨며 감격의 소감을 전해 박수를 받았다. 그의 모습을 본 배우 라미란이 눈물을 함께 훔치기도 했다.
올해에도 웹 예능의 돌풍이 엿보였다. 상을 받은 나영석 PD는 '십오야', 홍진경은 '공부왕 찐천재'로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TV 부문 남자 예능상을 받은 나영석 PD는 유재석 등 쟁쟁한 경장 후보를 제치고 수상자로 호명됐다. 나영석 PD는 "제가 받을 일이 없는 수상 후보로 지목된 것만으로도 이상하지만 재밌어서 (시상식에) 나왔던 것"이라며 "연출을 불성실하게 하고 유튜브 콘텐츠를 만든 덕분이 아닌가 싶어서 '구독이'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랑 같이 예능 하셨던 분들께 감사하다"며 "어쩌면 제가 카메라와 연기자 사이, 매체와 시청자 사이에 있는 사람이라서 이 상을 주신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부족하지만 이러한 역할을 열심히 해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자 예능상을 받은 홍진경은 "'유느님(유재석)' 아버지에게 감사한다"며 "또 이 영광을 우리 구독자 '만재'님들께 바친다"고 전했다.
영화 연출상은 오컬트 장르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파묘' 장재현 감독에게 돌아갔다. 장 감독은 "인고의 시간을 함께한 가족들께 감사하다"며 "'파묘'를 함께한 배우들과도 이 상을 같이 하고 싶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드라마 작품상의 영예는 MBC '연인'에게 돌아갔다. 연출자인 김성용 감독은 "'연인'이라는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며 "이런 큰 상을 받을 줄 몰랐다. 누구보다 작품을 애정해준 시청자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시작할 때, 그리고 중간중간에 말한 게 '백상가자'는 거였다"며 "이렇게 왔고, 노미네이트된 거만으로도 영광이었는데, 큰 상까지 받게 돼 말을 잇기 힘들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영화 부문 작품상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은 "실패한 역사고, 남자들만 나오는 영화로 '이걸 왜 만드냐'는 말을 들었는데 끝까지 함께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어려운 작품에 출연해준 배우들도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팬데믹으로 어려워진 영화계를 언급하며 "저는 저희 영화가 1317만이라는 스코어보다 팬데믹 이전의 상황으로 돌리고 싶었고, 이후 '파묘', '범죄도시'까지 잘되고 있어서 행복하다"며 "앞으로도 한국 영화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당부했다.
TV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은 '밤에 피는 꽃' 이하늬에게 돌아갔다. 이하늬는 "시상식에 와서 헛물켜는 경우가 많았다"며 "'밤에 피는 꽃'을 사랑해준 시청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밤에 피는 꽃'은 저에겐 굉장히 전환점이 큰 작품이었다"며 "아이를 낳고 6개월 만에 와이어를 타고, 칼을 휘둘러야 해서 누가 봐도 '미친짓'이었는데, 대본을 보고 사랑에 빠져 하기로 했고, 다시는 '액션 활극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런 상을 받게 돼 심히 고민스럽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아이를 낳고 나니 제가 이기적이라는 걸 느낀다"며 "남편에게도 감사하고, 엄마 없이 잘 커 주는 딸에게도 고맙다. 너를 통해 더 치열하게 살 수 있게 됐다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눈물의 여왕' 김수현, '무빙' 류승룡, '운수 오진 날' 유연석, '소년시대' 임시완 등 치열했던 TV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에는 '연인' 남궁민이 호명됐다. 남궁민은 "그동안 이곳에 와서 그냥 간 적이 많았다"며 "이렇게 수상 소감을 말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면서 남다른 의미를 전했다.
영화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파묘' 김고은은 "지난해 개인적으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며 "다행스럽게도 '파묘'라는 행복한 현장을 만났고, 일하러 가는 게 저에겐 힐링이고 즐거움이 됐다"고 애정을 전했다. 이어 "늘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지만, '파묘'의 현장을 통해 이렇게 일할 수 있음에 더 감사함을 느꼈다. 더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전했다.
그동안 유독 백상예술대상과 인연이 없어 '백상의 디카프리오'로 불리던 황정민은 '서울의 봄'으로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황정민은 "모두에게 용기가 필요했던 작업이었다"며 "원래 용기가 없었는데, 감독님이 '용기를 갖고 있으니 더 해도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한 편의 영화가 나왔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이어 "안 좋았던 시기였지만, 이 영화를 택해준 관객들의 용기 덕분에 제가 이 상을 받은 거 같다"고 말하면서,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눈물을 터트려 박수를 받았다.
다음은 수상자 목록▲ TV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유괴의 날' 유나
▲ TV부문 남자 신인 연기상-'무빙' 이정하
▲ 젊은연극인상-'옛 전통의 새로운 움직임-맹' 이철희
▲ 영화부문 신인 감독상-'괴인' 이정홍
▲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화란' 김형서(비비)
▲ 영화부문 남자 신인 연기상-'파묘' 이도현
▲ 인기상-김수현, 안유진
▲ TV부문 예술상-'고래와 나' 촬영 김동식
▲ 영화부문 예술상-'파묘' 음향 김병인
▲ 드라마 각본상-'무빙' 강풀
▲ 영화 각본상-'잠' 유재선
▲ 구찌 임팩트 어워즈-영화 '너와 나'
▲ 연극 부문 연기상-'아들에게' 강해진
▲ TV 부문 여자 조연상-'마스크걸' 염혜란
▲ TV 부문 남자 조연상-'마스크걸' 안재홍
▲ 영화 부문 여자 조연상-'로기완' 이상희
▲ 영화 부문 남자 조연상-'밀수' 김종수
▲ TV 부문 교양 작품상-'일본사람 오정하'
▲ TV 부문 예능 작품상-'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 TV 부문 여자 예능상- 홍진경
▲ TV 부문 남자 예능상- 나영석 PD
▲ TV 부문 연출상-'최악의 악' 한동욱
▲ 영화부문 연출상-'파묘' 장재현
▲ 백상연극상-극단 미인 '아들에게'
▲ TV 부문 드라마 작품상-'연인'
▲ 영화 부문 작품상-'서울의 봄'
▲ TV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밤에 피는 꽃' 이하늬
▲ TV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연인' 남궁민
▲ 영화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파묘' 김고은
▲ 영화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서울의 봄' 황정민
▲ 영화 부문 대상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 TV 부문 대상-'무빙'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