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 프로필을 찍기 위해 22kg을 감량한 배우 이장우의 다이어트 비법이 공개되자 '뚱보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장우는 지난 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유산소 하루 4시간. 꾸준함이 정말 중요한 듯하다"며 요요 없이 다이어트를 한 방법을 공개했다. 그는 "과격하게 하루 (운동) 하고 다음 날 끙끙대고 쉬는 것보다 루틴하게 매일 습관처럼 움직이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번 뛸 때 최소 30분 이상은 뛰어야 지방 연소 구역에 접어들어 지방을 효과적으로 연소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식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단백질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절식과 단식을 했다가 폭발하는 현상을 겪고 싶지 않아 영양성분을 체크하며 조절 중"이라고 밝혔다.
이장우는 다이어트 중 하루 7시간 수면 시간을 꼭 지켰다고 했다. 그는 "자는 동안만 태울 수 있는 에너지가 따로 있다"며 "잠을 적게 자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와 지방을 축적해 체중을 증가시킨다"고 부연했다.
특히 이장우는 '뚱보균'을 언급해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뚱보균은 대장에만 서식하며 섭취한 음식을 지방으로 쉽게 전환하고 체내 독소를 만든다"며 "체내 뚱보균이 많은 사람은 조금만 먹어도 쉽게 살이 찐다"고 전했다. 이장우는 '뚱보균'을 없애기 위해 유산균을 섭취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장우의 말처럼 '뚱보균'이 많은 사람은 쉽게 살이 찌고 이 균을 없애면 날씬해지는 것일까.
퍼미큐테스 유산균을 칭하는 '뚱보균'은 2006년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 제프리 고든 교수의 논문에서 시작된 말로 추정된다. 해당 논문에는 날씬한 사람보다 비만한 사람이 특정 균총, 미생물 덩어리가 20% 많다는 연구 결과를 담고 있다.
천종식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는 유튜브를 통해 해당 논문을 소개하며 "12명의 미국의 비만 환자에게 1년간 저열량 다이어트를 시켰다. 미국인의 장엔 페르미쿠테스와 박테로이데테스라는 미생물이 우점했다. 다이어트를 하는 동안 페르미쿠테스가 상대적으로 비율이 계속 줄어들었다. 날씬한 사람들을 보면 페르미쿠테스 양이 비만인보다 더 적었다. 페르미쿠테스의 비율이 낮을수록 날씬하고 많을수록 비만이라는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논문이)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페르미쿠테스(후벽균)가 '뚱보균'으로 불리게 됐다"며 "그 이후 데이터가 많이 나오다 보니 이게 틀렸다는 증거가 나왔다. 뚱보균이 비만하고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천 교수는 "미국인의 경우엔 날씬하더라도 페르미쿠테스가 70% 가까이 되는 우점균이다. 이 균은 분류학적으로 '문'(phylum)이다. 문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미생물을 묶어서 이야기하는 개념이다. 문을 가지고 너무 쉽게 해석하려고 초창기에 '뚱보균'이라고 부른 경우"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인 장에도 많다. 페르미쿠테스에는 페칼리박테리움이라는 유익균이 있다. 이 균은 중요하고 유익한 균인데 '뚱보균'에 속한다는 게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롭 나이트, 패트릭 슐 로스 교수 등이 분석한 결과 비만과 뚱보균의 관계는 없다. 통계학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뚱보균 있으니 내가 살찐 거야'라고 하고 싶으실 텐데 실제로는 뚱보균은 없다. 특정한 미생물 하나가 뚱뚱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학계에서는 뚱보균이 모두 유해균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1년 '뚱보균'이란 객관적·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한 용어를 사용해 프로바이오틱스 업체들이 과대광고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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