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 주담대 사라진다
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지난 3월 새로 취급한 분할상환 방식 주담대 평균금리는 연 4.04%로 전월(연 3.81%)에 비해 0.23%포인트 상승했다. 케이뱅크 주담대 금리가 연 4%대로 올라선 것은 작년 11월(연 4.34%) 후 처음이다. 같은 달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평균금리도 연 3.78%로 전달(연 3.75%)보다 0.03%포인트 올랐다.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도 오르는 추세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 중 3월 주담대 평균금리를 연 3%대로 책정한 곳은 하나은행(연 3.71%) 농협은행(연 3.89%) 두 곳뿐이다. 2월까지만 해도 5대 은행 중 네 곳의 주담대 평균금리가 연 3%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금리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
주담대 금리 상승 움직임은 더 빨라지고 있다. 농협은행은 금리가 5년마다 바뀌는 고정금리형(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지난달 30일 연 3.43~5.63%에서 이달 2일 연 3.58~5.78%로 1영업일 만에 0.15%포인트 인상했다. 이 은행은 금리가 5년간 유지된 이후 6개월마다 바뀌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도 지난 2일부터 연 3.76~5.66%로 전월(연 3.06~4.96%)보다 0.7%포인트 올렸다.
3월 주담대 평균금리가 연 3.71%로 5대 은행 중 가장 낮았던 하나은행도 금리 인상에 동참했다. 하나은행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1일 연 3.368~3.768%에서 이달 3일 연 3.598~3.998%로 연 4% 턱밑까지 올랐다.
“당분간 대출금리 오를 듯”
은행 주담대 금리가 상승하는 핵심 이유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방침이 우선 꼽힌다. 지난해 말부터 상생금융 압박과 비대면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도입으로 주담대 금리를 낮추던 은행들은 올 3월부터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금융당국에 올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2% 내로 관리하겠다고 보고했지만 신생아 특례대출 등으로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가계대출 수요를 억누르기 위해선 금리를 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미국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계속 미루는 점도 주담대 금리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올 연말쯤 한 차례 소폭 인하에 그치거나 금리 인하 없이 그냥 넘어갈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지난달까지 생각했던 통화정책의 전제가 모두 바뀌었다”며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했다. 은행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 책정 기준인 은행채 5년 만기(AAA·무보증) 평균금리는 4월 1일 연 3.737%에서 이달 2일 연 3.912%로 올랐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