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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한은 총재도 모르겠다는 'GDP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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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는 자신이 어제 예측한 일이 오늘 왜 일어나지 않았는지를 내일 알게 되는 전문가다.’ 경제 전망이 빗나갈 때마다 회자되는 말인데, 요즘 한국은행이 딱 이런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1분기 깜짝 성장 이유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야말로 겸허한 마음으로 살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은은 지난 1분기에 전분기 대비 0.5% 성장할 것으로 봤는데 실제는 1.3%였다. 연율 기준으로 어림잡아 2% 성장을 예상했는데 5.2%로 나온 셈이니, 틀려도 보통 틀린 게 아니다. 한은 내에선 “멘붕 수준”이란 말이 나온다.

미국에선 전망치가 틀릴 때가 많다. 게다가 실제 성장률 수치도 속보치(1차), 잠정치(2차), 확정치(3차)가 모두 다를 때도 비일비재하다. 속보치, 잠정치가 마이너스(-)였다가 확정치는 플러스(+)로 바뀌는 등 방향 자체가 180도 달라질 때도 있다. 국내총생산(GDP)은 민간소비, 투자, 정부지출, 순수출을 더해 산출하는데, 나라가 크고 지역별 편차가 크다 보니 통계 집계가 쉽지 않아 생기는 일이다.

반면 한국의 GDP 통계는 빠르고 정확한 것으로 유명했는데, 이번에 명성에 금이 갔다. 1분기 GDP 서프라이즈는 기대 이상의 내수 덕분이다. 한은은 수출은 좋지만 내수는 별로라고 봤는데, 실제로는 수출과 내수 모두 좋았다. 그런데 왜 내수가 예상보다 좋았는지 정확히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한은은 ‘삼성의 갤럭시 S24 출시 효과’, ‘평년보다 온화한 겨울 날씨’ 등을 이유로 꼽았지만 충분히 납득할 만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고 한다.

정부도, 시장도 1분기 경기가 이렇게 좋을 줄 몰랐으니 한은만 탓할 건 아니지만 한은의 책임은 남다르다. 기준금리 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주체들은 그동안 한은의 ‘내수 부진’ 진단을 근거로 올 하반기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그에 맞춰 행동했다. 그런데 GDP 서프라이즈로 이런 전제 자체가 달라질 수 있게 됐고 그만큼 불확실성이 커졌다. 한은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주용석 논설위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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