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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만 기다렸어요"…2030 미혼 남녀 설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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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을 맞아 유통업계가 마케팅 비중을 키덜트족으로 옮기고 있다. 키덜트족은 키드(kid)와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20~30대의 어른이 됐음에도 여전히 어린이의 분위기와 감성을 간직하고 추구하는 성인들을 말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어린이날 특수가 사라지자 오는 황금연휴(4~6일) 활용해 키덜트족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겠다는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어린이날을 앞두고 성인 시장 공략에 나선 곳들이 눈에 띈다. 이마트는 오는 6일까지 키덜트족을 위해 '헬로키티 50주년 키링·봉제 인형' 20여종을 각 9900원에서 2만9900원으로 다양하게 준비했다. 키덜트 시장의 핵심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확산한 '꾸미기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 일명 '백꾸'(가방 꾸미기)를 위한 아이템이다.

완구 전문 매장 롯데마트 토이저러스는 오는 5일까지 인기 브랜드 완구 약 2500여 품목을 최대 70% 할인 판매하는 동시에 키덜트 고객을 겨냥한 행사를 연다. '닌텐도 스위치 OLED 마리오 레드', '닌텐도 스위치 타이틀 52종', '플레이스테이션 5 디스크 슬림 본체' 등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게임기, 레고, 캐릭터 굿즈, 피규어, 프라모델 등 키덜트족을 겨냥한 상품들을 지속해서 확대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키덜트족의 방문율이 높은 팝업스토어를 열고 수요를 확보하려는 시도도 펼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오는 8일까지 카카오프렌즈의 인기 캐릭터 '춘식이'를 내세운 팝업스토어 '별별춘식'을 연다. 카카오프렌즈 중 춘식이만 단독으로 선보이는 팝업은 이번이 최초다. 지난 18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팝업스토어 사전 입장 예약은 조기 마감되면서 젊은 층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팝업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 있는 만큼 이 기간을 활용하는 소비자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점괘를 봐주는 마법사부터 요리사, 외계인 등 다양한 콘셉트로 꾸며진 한정판 상품이 처음 공개된다. 특가로 구입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이 기간 춘식이 그릇과 피규어 트레이, 피규어 등 인기 상품도 최대 49%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Art&Science)는 오는 12일까지 '헬로키티 50주년 기념' 팝업스토어' 행사를 연다. 대전신세계 1층 출입구에는 3m 높이의 대형 헬로키티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있다. 6층 아트테라스에는 헬로키티 탄생 50주년을 맞아 특별 제작한 기념상품들을 여러 개 내놨다. 대전점에서 최초로 헬로키티 마스코트 인형 4종 신상품도 선보인다.

특히 1975년 출시된 헬로키티 최초의 굿즈인 동전 지갑도 10종의 디자인으로 재출시했다. 이는 MZ세대 사이 '고전 문구'가 인기를 끈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고전 문구는 1990년~2000년대 초반 감성의 문구류로 오래전 생산돼 지금은 생산되지 않거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문구. '뉴트로(new+레트로)' 열풍에 더해 최근엔 아날로그 감성을 그리워하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졌다.


신세계는 헬로키티 50주년을 맞아 1년간 주요 점포에서 릴레이 팝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강남점에서 열린 첫 팝업에서는 오픈런 인파가 몰리며 일평균 1600~1700명이 찾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헬로키티는 나이가 좀 있는 고객들까지 팬층을 보유해 구매력이 상당한 편"이라고 귀띔했다.

키덜트족은 어린이날 연휴를 활용해 적극적인 구매에 나서겠다는 분위기다. 오는 7일까지 장난감 탐방을 하기로 했다는 직장인 김모 씨(27)는 "어린이날에 이벤트를 하면 평소보다 싸게 구매할 수 있어서 좋다"며 "한정판으로 판매하는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미리 리스트도 뽑아놨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이모 씨(30)도 "조카보다 더 어린이날을 기대하고 있다"며 "친구들과 팝업도 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는 2014년 5000억원에서 2020년 1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최대 11조원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릴 적 즐겼던 장난감이나 게임 등을 성인이 되어서도 잊지 않고 즐기면서 소비하는 키덜트족이 많아지고 있다"며 "키덜트족은 소비 여력이 없던 미성년자 때와 비교해 사회에 진출하면서 생긴 자금을 토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생활에 고민 없이 소비하는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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