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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차감 예전 같지 않다고?"…승차감으로 반전 노리는 '아빠車' [신용현의 여기잇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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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에서 아우디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아우디는 그간 국내 수입차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함께 '독일 프리미엄 3사(독3사)'로 불리며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 판매량이 급감했습니다. 글로벌 전동화 전략이 늦어지진 탓에 신차 출시가 밀려 국내 입지가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해 아우디의 판매량을 이끈 대표 모델은 A6입니다. 2019년 완전 변경(풀 체인지) 모델 이후 신차가 없는데요. 경쟁사인 벤츠와 BMW가 잇따라 신형 모델을 선보이며 제품군을 강화했고, 티맵 내비게이션 기본 탑재 등 한국 소비자들 요구에 맞춰 시장 입지를 강화해온 것과 대비됩니다.

올해 1분기 수입차 판매순위에서 10위까지 밀린 아우디는 최근 수장을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습니다. 올해 상품성 개선 모델(부분 변경)을 투입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국내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최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요.


지난달 18일 경기도 평택 폭스바겐코리아 출고 전 검수(PDI)센터에서 만난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에 대해 고민하며 고객에게 보다 의미있고 매력적인 프리미엄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전동화 전략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아우디는 2026년부터 글로벌 시장에 순수 전기 구동 모델만 출시할 예정"이라며 "2050년까지 완벽한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우디의 '진보(Vorsprung) 2030' 전략에 담긴 내용인데, 현재 국내 핵심 전동화 모델은 'Q4 이트론(e-tron)'입니다.


Q4 이트론은 아우디의 첫 번째 콤팩트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입니다. 2022년 9월 국내 처음 출시돼 지금까지 주력 전동화 모델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한 달간 국내에서 판매된 독일 프리미엄 수입 전기차 브랜드 중 최다 판매(396대) 모델에 오르기도 했어요. 반등의 발판이 될 Q4 이트론을 최근 열린 아우디코리아 미디어 익스피리언스에서 직접 타봤습니다.


시승 차량은 Q4 이트론 스포트백(SB) 모델입니다. 스포트백은 쿠페형 모델로 측면에서 보면 뒤로 갈수록 라인이 더 낮아지는 모양입니다. 차체 크기는 전장 4590mm, 전고 1620mm, 전폭 1865mm, 휠베이스 2765mm으로 현대차 투싼(전장 4640mm, 전고 1665mm, 전폭 1865mm, 휠베이스 2755mm)과 비슷해요.


실내 공간은 쿠페형 모델이지만 넉넉한 편이었습니다. 운전석에 앉으면 전면 시야가 탁 트여있어 개방감이 돋보였고, 센터 디스플레이가 운전석을 향해 기울어져 있어 사용하기 편리했습니다.

주행은 서울 종로구 폭스바겐코리아 본사에서 출발해 평택 PDI 센터까지 약 80km를 달려봤습니다. 절반은 운전석에서 직접 운전을, 나머지 절반은 조수석에 탑승했는데요. 주행을 시작하자 내연기관차와 이질감 없는 주행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회생제동으로 느껴지는 전기차 특유의 울컥거림이 거의 없을 정도였습니다. 내연기관차의 엔진 소리를 대신하는 가상 엔진음마저 들리지 않아 실내는 조용했습니다.


기본 탑재된 내비게이션이 가장 큰 단점으로 보였습니다. 운전자 교대를 위한 중간 목적지인 매송휴게소까지 이동하는 도중 길 안내가 정확하지 않아 돌고 돌아가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기본 내비 안내를 따라가기엔 무리라는 판단에 동승 기자의 스마트폰을 무선 연결해 티맵을 실행하고 주행을 이어갔습니다.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으로 이용할 수 있어 선 없는 편리함이 있었지만, 국내 상황에 맞는 내비게이션을 제공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았습니다. 최근 수입차 브랜드는 티맵을 기본 탑재하며 국내 소비자 요구를 적극 반영하고 있습니다.

티맵 연결 후 정확한 길 안내가 이뤄지자 속력을 높여봤습니다.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시원하게 달려 나갔습니다. 공차 중량이 2t이 넘지만 뻗어나가는 힘은 강력했어요. Q4 이트론 스포트백은 최고 출력 203.9 마력과 최대 토크 31.6㎏.m의 성능을 발휘합니다. 82kWh 용량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복합 기준 409㎞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해 주차할 때 다른 차에서 느끼지 못한 독특한 경험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차량 사이 좁은 공간을 지나 주차할 때 회전 반경이 좁게 느껴졌는데요. 아우디 관계자는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MEB의 장점이다. 앞바퀴 조향각이 늘어나 회전반경이 10.2m에 불과하다"며 "좁은 주차장, 골목에서 조향, 주행이 민첩하고 편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주행을 마치고 아우디 관계자에게 아쉬웠던 내비게이션 안내에 대해 실제 차주들 의견은 어떤지 묻자 "국내 소비자 의견을 잘 알고 있다"며 "소비자 의견이 가장 중요한 만큼 빠른 반영을 위해 본사와 적극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신차 부재에 대한 해결책을 묻자 "올해 부분 변경 모델 출시를 준비 중"이라며 "최근 유럽에서 출시된 Q6도 내년엔 출시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부분 변경 모델은 A3, Q7, Q8 등 고객 선호도가 높은 모델입니다. 국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확정된 직후인 지난 3월 독일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한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죠.

업계 관계자는 "신차 가뭄으로 어려움 겪은 아우디가 단기간 (판매량) 회복은 어렵겠지만, 부분 변경 모델 나오는 만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모습 보이며 신뢰 회복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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