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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 연수익 1억"…동네 세탁소 사장님들 뭉치자 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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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새옷은 2022년 선보인 세탁업 플랫폼이다. 어플리케이션(앱)에서 원하는 세탁소와 날짜, 시간을 고른 후 빨랫감을 내놓으면 알아서 가져가 세탁을 마친 뒤 문에 걸어놓는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계기로 사용자가 급증한 비대면 세탁앱 공식대로다.

이처럼 ‘빨래 해방’ 수요를 겨냥해 세탁물을 수거해가 세탁 후 배달까지 해주는 모델 자체는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전국 32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세탁 프랜차이즈 크린토피아나 비대면 세탁 스타트업 런드리고·세탁특공대 등도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 영등포구 매일새옷 본사에서 만난 서동광 대표(사진)는 그래서 진정한 ‘차별화 포인트’로 동네 세탁소 사장님들과의 네트워크를 꼽았다. 그는 “세탁업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에 진입했던 업체들이 많았지만 대부분 사업을 접었다. 업(業)의 본질을 이해 못하고 단순히 세탁소를 모아 앱으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매일새옷은 “파괴적 혁신이 아닌 상생의 혁신을 추구한다”고 강조한다. 서비스를 2022년 하반기 선보여 채 2년이 안 됐지만 ‘실제 업력’은 20년이 넘는다. 2003년 세탁소 고객관리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동네 세탁소 업주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어왔다. 매일새옷 서비스 출시 10개월 만에 전국적으로 제휴 업체가 1000곳을 돌파한 배경이다.


“당시 세탁업에 POS(결제 단말기)가 도입 안 된 걸 눈여겨보고 20대 중후반에 창업했어요. 국내 1세대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반의 세탁업 ERP(전사적 자원관리 프로그램) 솔루션 공급업체로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왔습니다. 전국 3000군데 이상 업소에서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죠.”

서 대표는 오랜 시간 쌓아온 토대가 매일새옷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Saas 기반 ERP 시장을 이미 잡고 있는데 그 위에 매일새옷 플랫폼을 얹은 것”이라면서 “다른 플랫폼 업체들은 공급자와 고객층을 모으는 데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반면 저희는 공급자 네트워크를 확보해놓은 상황이라 비교우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업체들은 대형 공장을 세우고 물류와 인력, 배송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구조다. 비용이 많이 들어갈 뿐 아니라 기존 동네 세탁소들과 경쟁하는 ‘파괴적 혁신’ 모델”이라고 언급한 뒤 “저희는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상생 혁신을 통해 디지털 전환한다는 콘셉트다. 동네 세탁소 사장님들이 자발적으로 제휴할 수 있는 관계라는 게 강점”이라고 부연했다.


2017년에는 한국세탁업중앙회와 공식 파트너 협약까지 맺었다. 이러한 콘셉트 덕분에 매일새옷은 ‘동행’을 중시하는 서울시 ‘하이서울기업’(성장 잠재력 높은 서울 지역 유망 중소기업 발굴·인증 프로그램)으로도 선정됐다.

“예전엔 세탁소가 굳이 영업을 하지 않아도 손님들이 왔거든요. 코로나19가 컸죠. 비대면 세탁 개념이 생기면서 세탁소 손님들 뺏기는 환경이 됐다는 걸 사장님들도 체감한 겁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퍼지고 비대면 세탁으로 가야겠다는 목소리들이 모아지면서 매일새옷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그래서 사장님들이 알아서 매일새옷 서비스 홍보도 많이 해주세요. 저희로선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도 보고 있습니다(웃음).”


서 대표는 “크린토피아는 와이셔츠를 제외한 나머지는 요금이 일반 세탁소와 비슷하다. 런드리고 같은 스타트업에 비해 매일새옷은 요금이나 배송료 면에서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며 “매일새옷 멤버십에 가입하면 고객이 세탁을 맡길 때마다 요금을 10% 할인해준다. 멤버십 정기구독료는 월 2200원인데 연간 구독할 경우 반값(월 1100원)”이라고 소개했다. “세탁 비용이 일정 금액 이상이면 왕복 수거 비용 역시 무료”라고도 했다.

계절이 바뀌어 세탁 수요가 늘어나는 성수기(3~5월)에 접어든 매일새옷의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 이상으로 크게 늘려 잡았고 투자 유치도 계획 중이다.


동네 세탁소가 문을 많이 닫는 추세에 대해선 사양산업으로 보기보다 ‘발상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사장님들이 고령화로 폐업하는 경우가 늘면서 반경 100~200m에 몇 개씩 있던 세탁소가 갈수록 줄어드는 실정이다. 이제 수거·배달 위주로 갈 수밖에 없는데, 디지털 전환이 될수록 청년층에게 세탁소 창업은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 대표는 “젊은 맞벌이 부부가 세탁소를 함께 운영할 경우 연간 1억원은 가져갈 수 있다고 보면 된다. 배민아카데미처럼 기술 교육이나 창업 컨설팅까지 하면서 매일새옷 가맹점을 많이 확보해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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