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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이 당연히 비쌀 줄 알았더니"…전·월세 여기가 '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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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매매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가운데 초고가 임차 시장에선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 1채 값의 전세는 물론 수천만원대 월세 계약도 맺어지고 있다. 특히 전세와 월세 최고가는 모두 용산구에서 나왔다.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한 부동산 공인 중개 대표는 "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거래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임차 수요는 꾸준하게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맺어진 전세 계약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에 맺어진 곳은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 244㎡로 지난 1월 80억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이 면적대는 지난해 9월 74억원에 세입자를 들였었는데, 불과 4개월 만에 6억원이 뛴 셈이다.

나인원 한남에 이어 성동구 성수동1가에 있는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98㎡가 지난 1월 69억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올해 들어 첫 계약으로 현재까지 이 면적대에 대한 전월세 신고는 한 건도 올라오지 않았다.

나인원한남 전용 206㎡가 지난달 65억5000만원에,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59㎡도 56억원, 53억원에 각각 전세 계약을 맺으면서 뒤를 이었다. 올해 들어 전세 보증금이 30억원이 넘는 전세 계약은 모두 29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 아파트 가운데 전용 84㎡ 1가구를 살 수 있는 값으로 전세를 살고 있는 셈이다.

올해 가장 비싼 전셋값을 기록한 나인원한남은 2019년 11월 입주한 저층 고급주택 단지다. 총 314가구 규모, 전용 206~273㎡로 이뤄져 있다. 게스트룸,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등이 있다. 보안이 뛰어나고 녹지가 잘 조성돼 있어 대기업 총수, 연예인들이 살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멤버 RM·지민, 빅뱅 지드래곤 등 유명 연예인들이 보유하고 있다.

올해 들어 가장 가격이 높은 월세는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33㎡에서 나왔다. 이 면적대는 지난 1월 보증금 3억원, 월세 2500만원에 갱신 계약을 맺었다. 기존 보증금을 4억원, 월세는 2500만원이었는데 보증금 1억원이 줄었다.

성수동1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59㎡도 지난 3월 보증금 5억원, 월세 2500만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들였다. 올해 들어 첫 월세 계약이다.

이어 △나인원한남 전용 206㎡ 33억원, 2000만원(이하 보증금, 월세 순) △성수동1가 ‘트리마제’ 전용 136㎡ 2억원, 1900만원 △트리마제 전용 136㎡ 2억원, 1800만원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62㎡ 5억원, 15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월세 1000만원이 넘어가는 계약은 올해 들어 모두 28건이다.

월세 금액이 가장 높은 한남더힐은 대우건설과 금호산업이 2011년 옛 단국대 부지에 32개동, 600가구 규모로 조성한 단지다. 지하 2층 및 지상 3~12층 전용 87~332㎡로 이뤄진 한강 조망권 고급단지로 꼽힌다. 2011년 입주 시작 이래 배우 소지섭과 가수 BTS, 비-김태희 부부 등 연예인 다수가 매수해 유명해졌다.

초고가 전월세는 직장인 연봉과 비교하면 확 와닿는다. 국세청이 발표한 2022년 국세통계에 따르면 근로자 1인당 평균 총급여액은 4213만원으로 5년 전(3647만원)보다 566만원(15.5%) 증가했다. 근로자 평균 급여로는 전세는 꿈도 꾸지 못할 뿐만 아니라 월세는 두 달도 채 내기 어려운 셈이다.

한남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초고가 주택의 임차시장은 일반 부동산 시장과는 좀 다르다고 봐야 한다"며 "전세 물건이 잘 나오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나오더라도 '부르는 게 값'이지만 대체로 세입자가 조건을 맞춰주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 소장은 "한남동은 서울에 있는 전통적인 부촌 가운데서도 여전히 '상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성북동이나 평창동과는 달리 한남동은 각종 개발 호재로 인프라가 개선되고 있다 보니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에 초고가 주택에 대한 매수나, 임차 수요가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아파트 월세는 오르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는 0.15% 올라 전월(0.11%)보다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월세(0.17%), 준월세(0.16%), 준전세(0.11%) 등 모든 월세 유형에서 전월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지역별로 용산구(0.33%), 노원구(0.3%), 성동구(0.28%), 서대문구(0.26%), 금천구(0.24%), 영등포구(0.24%) 등에서 월세통합지수 상승률이 높았다. 강동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지수가 0.03% 내렸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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