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이 추진되면서 국민연금에 대한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재정고갈, 용돈연금 등 탈도 많고 말도 많은 국민연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하게 개인의 은퇴설계 관점에서 본다면 국민연금만 한 것도 없습니다. 국민연금이 은퇴설계 관점에서 가지는 장점들을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1) 노후를 위한 강제저축
국민연금은 1988년 도입돼 36년이 지났습니다. 현재 국민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평균 수령액(2022년 기준, 월 61만원)은 넉넉한 느낌은 아닙니다. 이는 가입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고령자들의 연금액까지 포함된 수치라 국민연금의 온전한 효과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국민연금으로 월 100만원 이상 수령하고 있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2023년말 기준으로 거의 70만명(68만7183명)에 달합니다. 대부분 가입기간이 20년 이상 가입자들로 국민연금의 효과를 비교적 온전하게 누리고 있습니다. 부부가 함께 받고 있다면 2인가구 최저생계비(월 207만원)에 가깝습니다.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는, 강제저축이 갖는 장점입니다. 노후와 같이 먼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강제저축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2) 사망할 때까지 받는 종신연금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100세시대입니다. 스스로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 살 수 있기 때문에 ‘장수 리스크’라는 말도 있습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생각보다 오래 살 게 되었을 때 생활비를 위한 현금흐름이 부족하다면 리스크가 맞습니다.
국민연금은 사망하는 시점까지 계속 지급받을 수 있는 종신연금입니다. 보험사 등을 통해 종신연금에 가입할 수 있겠지만 국민연금과 비교해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보험사 상품과 사회복지제도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국민연금의 종신연금 기능을 잘 활용하면 일정 수준 이상 장수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3) 물가상승 연동, 실질가치 유지
국민연금은 최초 수령액이 정해지면 해당 금액으로 계속 받는 것이 아닙니다. 물가상승에 따라 연금액이 조금씩 늘어납니다. 물가상승에 연동되는 점은 시중 어떠한 금융상품에도 없는 기능이라고 봐도 됩니다.
시간이 흐르면 물가상승으로 인해 화폐가치가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은퇴생활은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있기 때문에 물가상승에 따른 영향이 많이 작용합니다. 은퇴생활 초기에 받던 국민연금의 구매력이 10년, 20년이 흐른 뒤에 유지되지 않는다면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동일한 은퇴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가상승분만큼 생활비가 더 필요합니다. 그 어려운 일을 국민연금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4) 국가가 보증하는 안전한 연금
흔한 일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가입하는 사적연금의 경우, 가입한 금융회사가 문제가 생기면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연금상품에 가입할 때 제공하는 금융회사 신용도가 양호한 지 체크해야 합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가장 높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국가가 운영하기 때문에 지급받지 못할 리스크가 가장 적습니다. 국민연금 재정에 다소 문제가 예상되지만 결국 국가가 지혜를 모아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생각보다 요긴한 국민연금의 장점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안정된 노후생활이 되시기 바랍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NH WM마스터즈 김진웅 수석전문위원(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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