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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막스 "손실 감내할 각오가 투자 성공의 필수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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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4월 30일 14:0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다른 시장 투자자들보다 높은 수익을 얻으려면 의미 있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합니다. 수익과 리스크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은 '리스크의 필수불가결성'이라는 제목으로 투자자들에게 전달한 메모에서 이같이 말했다. 막스 회장은 이번 메모에서 미국 체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체스 그랜드마스터 모리스 애슐리를 다룬 기사에 비유해 투자의 리스크를 설명했다.

해당 기사에서 애슐리 선수는 체크를 둘 때 기물 하나를 내어줌으로써 오히려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하거나 상대방의 약점을 만들 수 있는 등 '즉각적이지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막스 회장은 "투자와 유사성이 분명한 대목"이라며 "대부분의 투자는 '즉각적이지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이득'을 얻기 위해 손실 리스크를 떠안는 진정한 희생을 내포한다"고 말했다.

투자를 할 때 많은 이득을 얻기 위해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대신 그만큼 크고 영구적인 손실을 입을 가능성까지 받아들여야 한다고 봤다.

막스 회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수익에 대한 열망이 높은 각축장에서 성공하려면 리스크를 받아들여야만 한다"며 "그러나 리스크를 감수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리스크라고 불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진 것을 온전히 내놓고 시도를 해봐야 한다. 모든 노력이 높은 수익으로 보상 받지는 않겠지만, 바라건대 충분한 노력이 장기적으로 성공을 이끌어낼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승자와 패자의 비율, 그리고 이익 대비 손실 규모에 따라 결정되는 함수가 되겠지만, 이 과정에서 리스크 감수를 거부한다면 본인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막스 회장이 오크트리 고객들을 대상으로 작성한 메모의 전문.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border:1px solid #c3c3c3" />
흔히, 우리는 우리의 관심사를 생활 속 다른 것들과 연관 지음으로써 그 사안을 분명히 보여주는 유사성을 통해 관심사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난 40년간 메모를 집필하면서 10년에 한 번씩은 투자를 스포츠에 비유하는 글을 썼고, 2020년 메모에서는 투자를 카드놀이에 빗대어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 메모는 제 파트너 브루스 카쉬가 미국 체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체스 그랜드마스터 모리스 애슐리(Maurice Ashley)의 “체스는 희생의 힘을 가르쳐준다(Chess Teaches the Power of Sacrifice)”라는 제목의 4월 12일자 <월스트리트 저널> 기사를 보내준 것을 계기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브루스가 체스 선수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문데, 저도 이 사실을 여러 해 동안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그 기사를 읽고 다시 생각이 나서 이 메모를 단숨에 쓰게 되었습니다.

기사 제목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이 글은 주로 희생의 역할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애슐리는 “하찮은 폰(pawn)에서 강력한 퀸(queen)에 이르기까지 무언가 가치 있는 것을 내던지지 않고서는 많은 포지션을 얻거나 지켜낼 수 없다”라고 말합니다. 게임 전략의 일부로서 하나의 기물(piece)을 의도적으로 잃는 것이 애슐리가 가리키는 희생이라는 것입니다.

? 그는 어떤 희생을 “...그 기물을 포기함으로써 분명히 계산 가능한 구체적 이득이 돌아올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속임수(shams)’(체스 마스터 루돌프 스필만(Rudolf Spielmann)이 자신의 저서 <체스에서 희생의 기술(The Art of Sacrifice in Chess)>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묘사합니다. 다시 말해서, 기물 하나를 명백한 위험에 빠뜨리더라도, 이는 그것보다 가치가 더 큰 상대방의 기물을 취하기 위한 행동인 것입니다.
? 이와는 달리 “....기물 하나를 내어줌으로써 즉각적이지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이득이 생긴다. 이러한 투자로 더 많은 공간을 지배하거나, 상대의 포지션에 공격 가능한 약점을 만들거나, 공격의 요지에 더 많은 기물을 배치하는 등의 이득을 얻을 수도 있는” ‘진정한’ 희생에 해당하는 것도 있습니다.

투자와의 유사성이 분명해지기 시작하는 대목입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를 매입하는 것은 소소한 혹은 ‘속임수’류의 희생입니다. 자신의 돈을 사용할 권리를 10년 동안 포기하게 되겠지만 이는 그저 기회비용일 뿐,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확실한 이자소득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대부분의 투자는 “즉각적이지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이득”을 얻기 위해 손실 리스크를 떠안는 진정한 희생을 내포합니다.

애슐리는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리스크/수익의 관점에서 희생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애슐리의 어머니가 (당시 두 살인) 애슐리와 그의 두 오누이를 자메이카에 남겨두고 어머니 자신과 아이들을 위해 더 나은 삶을 찾아 미국으로 떠나기로 결정했던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머니는 10년 뒤 자신의 목표를 이루었고 아이들을 미국으로 데리고 와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하며 살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반드시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것이 가능했던 건 나의 어머니가 진정한 희생의 핵심 요소인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용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체스 선수에게 있어 위험이란 머릿속으로 하는 계산이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직관적인 측면도 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이 특징인 게임의 속성상, 위험한 수를 두는 것이 결국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를 확신을 가지고 판단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위험한 수에 승부를 걸어볼 만한 충분조건이 충족되었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선수의 몫이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알고 있는 사실은 “위험이 없으면 보상도 없다”라는 유명한 격언이 많은 경우에 맞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노련한 상대방은 일반적으로 경기를 빈틈없고 보수적으로 이끌어 우리의 포지션에 내재할 수 있는 기회들을 빼앗아버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세계 체스 챔피언십 5회 우승자] 망누스 칼센(Magnus Carlsen)의 말을 빌자면,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의지가 없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전략”이다.

그래서 정답은 바로 그것?위험의 필수불가결성이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의 리스크

미래는 본질적으로 불확실하기 때문에, 우리는 대체로 (a) 리스크를 회피하여 전무하다시피 한 수익만을 얻거나, (b) 적당한 리스크를 감수하고 이에 상응하는 적당한 수익에 안주하거나, (c) 많은 이득을 얻기 위해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대신 그만큼 크고 영구적인 손실을 입을 가능성까지 받아들이는, 이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누구나 리스크는 거의 없으면서도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베팅을 원하겠지만, 시장의 ‘효율성’?즉 다른 시장 참여자들은 바보가 아니라는 사실?에 의해 이러한 가능성은 대개 배제됩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a’와 대다수의 ‘b’ 정도까지는 해낼 능력이 있습니다. 투자의 어려운 점은 ‘c’에 해당하는 투자까지도 일부 추구해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절대적 기준, 또는 시장의 다른 투자자들 대비 상대적 기준으로 높은 수익을 얻으려면?즉 절대적인 수익을 얻기 위해 손실 가능성을 감수하건, 혹은 기준 이상의 수익을 얻기 위해 기준 이하의 수익에 그칠 가능성까지도 감수하건?의미 있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합니다. 둘 중 어느 경우에도, 수익과 리스크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애슐리가 말했듯이, 위험이 없으면 보상도 없습니다. 고통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충분한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 경우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리스크는 매우 실재적입니다. 리스크를 꺼리는 개인 투자자들은 결국 생활비를 충당하기에 충분치 못한 수익을 얻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적은 리스크만을 감수하는 전문 투자자들은 고객의 기대치나 본인들의 벤치마크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둘 수도 있습니다.

체스(그리고 대부분의 카드 게임)과 마찬가지로, 백개먼(backgammon)도 언제 위험을 감수하고 언제 위험을 피해야 할지에 대한 계산이 필요합니다. 백개먼은 두 사람이 주사위 한 쌍을 던져서 나온 수만큼 보드를 따라 체커(말)를 움직이는 게임입니다. 한 명은 시계 방향으로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체커를 움직입니다. 두 사람의 체커가 서로 가까이 다가가면, 체커를 움직이고 있는 사람은 때때로 (a) 상대편의 체커 중 하나에 겹쳐 올라타서 그 체커를 출발점으로 되돌려 보내기(단, 움직이고 있는 체커를 취약한 위치에 남겨둘 위험을 무릅써야 함) 그리고 (b) 안전 지향적 차원에서 이러한 수를 두지 않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위험에 노출되어 타격 받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초심자들은 게임을 너무 안전하게만 하려 하고 타격 받지 않는 데 지나치게 중점을 두다 보니, 좀처럼 게임에서 이기지 못합니다.

(과거의 메모들에 있었던) 스포츠와 관련된 다음과 같은 교훈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 또한 매우 도움이 됩니다.

? “시도조차 하지 않은 슛은 100% 빗나간 것과 마찬가지다.” ? NHL 명예의 전당 헌액 선수 웨인 그레츠키
? “스스로에게 실패할 기회를 주어야만 한다.” ? NBA 2회 우승자 케니 ‘The Jet’ 스미스

지난 9월에 썼던 메모 <패자를 줄일 것인가, 아니면 승자를 늘릴 것인가?>의 한 구절로 제 이야기를 요약해보겠습니다. 특히 마지막 문장은 희생과 리스크에 관한 큰 의미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패자를 완전히 배제하기를 바라는 것은 유용한 목표가 아닙니다. 그러기 위한 유일하게 확실한 방법은 리스크를 전혀 감수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리스크 회피는 수익률 회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리스크를 지나치게 적게 감수할 리스크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 사실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인간의 본성은 손실을 어느 정도 감내할 각오가 투자 성공의 필수적인 요인이라는 진리를 받아들이는 것을 어렵게 만듭니다.

리스크 감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질 것인가

리스크 감수의 역설은 피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경쟁이 치열하고 수익에 대한 열망이 높은 각축장에서 성공하려면 리스크를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그러나 리스크를 감수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리스크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역설적인 것은, 장기간에 걸쳐 달성한 높은 수익률이라는 것이 반드시?그리고 대개의 경우?지속적인 성공의 기록을 의미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보다는 사리에 맞는 투자를 많이 하고 그 중 일부가 좋은 성과를 거둔 데서 나온 결과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제 메모 <패자를 줄일 것인가, 아니면 승자를 늘릴 것인가?>에서 저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성공 기반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제가 판단하기에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의 탁월한 실적을 낳은 요인은 단순합니다. (a) 합리적으로 진행한 다수의 투자, (b) 거액을 투자하여 수십 년간 보유한 비교적 적은 수의 대형 승자, (c) 비교적 적은 수의 대형 패자가 그것입니다. 누구도 대형 승자만을 보유하고 패자는 완전히 배제하기를 기대하거나 자신의 머니 매니저가 그러기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투자자들은 다수의 투자를 하는 데서 성공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며, 그 모든 투자를 성공을 기대하면서 하겠지만 그 중 일부는 성공하지 못할 것임을 알면서도 투자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가지고 있는 것을 온전히 내놓아야만 합니다. 시도를 해봐야 합니다. 모든 노력이 높은 수익으로 보상 받지는 않겠지만, 바라건대 충분한 노력이 장기적으로 성공을 이끌어낼 것입니다. 그러한 성공은 궁극적으로 승자와 패자의 비율, 그리고 이익 대비 손실 규모에 따라 결정되는 함수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리스크 감수를 거부한다면 본인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애슐리가 쓴 좋은 글귀를 하나 더 소개하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모험을 해본다는 것은 성공적인 결과가 있을 것 혹은 그렇게 해서 반드시 성공을 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논리가 타당하다면, 그에 따르는 위험은 거의 반사적으로 감수해야 한다. 본인의 판단을 더 자주 신뢰할수록, 본인의 의사결정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더 커진다.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 있는 목표가 된다.”

탁월한 투자수익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핵심은 분명합니다.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고 돈을 벌기를 기대해서는 안 되지만, 단지 리스크를 감수하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으리라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확실성을 희생시켜야만 하지만, 이러한 희생을 기술적이고 현명하게 그리고 감정을 통제하면서 해야 합니다.

2024년 4월 17일

<출처=오크트리>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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