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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스포츠 경기 중계권을 획득하려는 미디어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TV 시청률이 해마다 줄어드는 상황에서 스포츠 경기는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모으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 미디어 기업, 스트리밍 사업을 영위하는 기술기업 모두에게 스포츠는 핵심 콘텐츠가 됐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농구협회(NBA)는 스트리밍 부문에서 아마존과 유튜브가, NBC유니버설은 디즈니 ESPN,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TNT 등과 중계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고 알렸다. 디즈니는 TV 중계권료로 연간 약 16억 달러를 지불하고 워너브라더스 역시 12억달러를 지출하는데, 새로운 계약 이후에는 더 적은 수의 경기를 방영하면서도 중계권료는 더 인상될 것이라고 WSJ은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라이브 스포츠는 전통 미디어 회사 입장에서 매우 가치 있는 콘텐츠다. TV 프로그램 시청자들은 줄고 있지만, 그런데도 케이블 구독이 유지되는 이유는 시청자들은 좋아하는 팀의 경기를 TV를 통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현재 계약에 따라 디즈니와 워너는 약 165개의 경기를 방영 중이다. 지난 22일 디즈니와 워너의 NBA 계약이 만료되면서 NBA는 정규시즌 및 플레이오프 경기로 새로운 패키지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전통적인 미디어 회사 중에서는 NBC유니버설이 디즈니, 워너와 패키지를 놓고 경쟁 중이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사람들에 따르면 NBC는 정규 시즌 및 플레이오프 경기를 NBC와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에서 방영하는 것은 물론, NBA 파이널을 디즈니의 ABC와 공유할 수 있는 권리도 노리고 있다.
거대 기술기업 아마존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구글의 유튜브는 스트리밍 부문에서 경쟁 중이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유료 가입자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NBA의 협상은 유동적이다. 아담 실버 NBA 커미셔너는 “NBA가 중계권 계약의 규모를 크게 늘리고 팬들이 전 세계에서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방법을 넓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는 NFL이 추구해온 전략과 비슷하다. 기존 미디어 파트너로부터 중계권료를 높여 받고 아마존 등 스트리밍 업체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식이다.
디즈니와 워너 모두 NBA 중계권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중계권을 확보하면 ESPN, ABC, TNT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 유료 채널인 컴캐스트나 스펙트럼에 높은 가격을 받고 방송을 팔 수 있어서다.워너와 디즈니는 올해 중순 출시 예정인 새로운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론칭을 위해 폭스사와 협력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NBA 정규 시즌과 포스트시즌 경기를 대거 확보하는 것을 주안점으로 두고 있다.
다만 월가에서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스포츠에 투자하겠다’는 대형 미디어 기업의 태도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피터 수피노 울프리서치 애널리스트는 NBA와의 계약에 따른 비용을 이유로 들며 최근 디스커버리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