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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보험사 최초 印尼 은행업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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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이 국내 보험회사 최초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한다.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노부은행 지분 40%를 매입하기로 했다. 한화생명을 필두로 한화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생명보험·손해보험·증권에 이어 은행까지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국내 보험사의 해외 진출을 독려하는 가운데 한화생명이 해외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면서 금융권도 주목하고 있다.
○보험사 최초 해외 은행업 진출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재계 6위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 지분 40%를 인수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지분 투자 절차는 양사의 계약 체결, 양국 감독당국의 인허가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현재 리포그룹이 노부은행 최대주주이지만 계약 이후엔 한화생명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국내 보험사가 해외 은행업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초 금융위원회는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보험사가 해외 은행을 소유하는 것을 허용했다. 보험사의 해외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금융당국과의 간담회에서 관련 규제 완화를 요청한 바 있다.

1990년 설립된 노부은행은 현지 30위권 중형 은행이다. 작년 말 총자산 2조3000억원으로, 인도네시아 전역에 115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임직원 수는 1247명에 달한다. 개인 모기지대출과 중소기업 운전자금대출이 주력 상품으로 꼽힌다. 지난해 1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인도네시아는 베트남과 함께 동남아시아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7000만 명으로 세계 4위다. 2022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5.3%로, 한국(2.6%)과 세계 평균(3.1%)을 크게 웃돌았다.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인도네시아 상업은행이 평균 4.5%(2021년 기준)를 기록했다. 한국(1.8%)의 두 배가 넘을 정도로 수익성이 높다.
○‘한화家 3세’ 김동원 사장 주도
한화생명이 이번 노부은행 지분 투자에 성공한 배경에는 김동원 최고글로벌책임자(CGO·사장)의 역할이 주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 사장은 지난해 2월 CGO로 취임한 뒤 한화생명의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김 사장은 그동안 여섯 차례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참석하며 글로벌 리더들과 네트워크를 쌓는 데 집중해왔다. 이번 계약도 김 사장이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존 리아디 리포그룹 대표와 한 대화가 시발점이 됐다.

한화생명과 리포그룹은 우호적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 14위 손해보험사인 리포손해보험 지분 62.6%를 인수했다. 이후 의무공개매수를 통해 리포손보 지분을 74.4%까지 늘렸다. 한화생명 손자회사인 한화투자증권도 작년 6월 리포그룹 계열 칩타다나증권·자산운용 인수 계약을 체결한 뒤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생보·손보·은행·증권을 아우르는 종합금융사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됐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삼아 동남아시아 확장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노부은행의 방카슈랑스 채널을 활용한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법인 상품과 리포손보 상품 판매로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한화생명의 첫 해외 자회사인 베트남법인은 올해 국내 보험사 최초로 해외 현지법인에서 현금배당(약 54억원)도 받았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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