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24일 14:1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첫 인공지능(AI) 투자일임서비스 '핀트'를 운영하는 디셈버앤컴퍼니가 170억원 규모의 투자금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디셈버앤컴퍼니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과거 10년 동안 역량을 쏟은 회사다. 하지만 적자행진을 이어가면서 지난해 사모펀드(PEF) 포레스트파트너스에 사실상 0원에 매각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이 불투명한 만큼 이번 투자유치 작업의 향방이 주목된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디셈버앤컴퍼니는 지난 달부터 17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 작업을 진행 중이다. 포레스트파트너스는 지난해 8월 김택진 대표와 엔씨소프트로부터 디셈버앤컴퍼니를 인수한 뒤 100억원을 투입했다. 여기에 외부 벤처캐피탈(VC)로부터 17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마련해 역량을 키울 계획이다.
2013년 출범한 디셈버앤컴퍼니는 투자자들의 자산 배분을 돕는 서비스인 핀트를 선보였다. 핀트는 국내 최초 AI 기반의 투자 플랫폼이다.100만명의 회원을 모았다. 하지만 실제 이용자 수는 많지 않았다. 서비스 활성화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초에 핀트 회원들의 투자금 규모가 대부분 100만원도 되지 않아 자산 배분이라는 사업방식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디셈버앤컴버니 2022년 매출과 영업손실로 각각 18억원, 292억원을 기록했다. 2021~2022년에는 회원을 모으기 위한 광고·선전 비용으로 연 100억원 이상 사용했다. 하지만 매출은 정체됐다. 10년 동안 적자행진을 이어갔고 2022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매각을 추진했다.
김 대표는 이 회사를 주당 1원의 가격으로 포레스트파트너스에 소유권을 넘겼다. 김택진 대표(36%)와 배우자인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25.4%), 엔씨소프트(16.7%) 등이 함께 지분을 넘겼다.
포레스트파타너스는 챗GPT의 등장으로 투자업계에서도 AI를 활용한 다양한 투자방식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펀드 자산배분 투자 서비스 등은 실패로 귀결된 바 있다. 그만큼 회의적 시각도 상당하다. IB 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금액이 많지 않아 AI로 자산 배분을 하는 서비스가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핀트는 이에 대해 “올해 초 연금저축, 펀드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대주주 변경 이후 수익화를 위해 한층 속도를 내면서 실적도 빠르개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기준 핀트 고객은 11만 9576명으로 집계됐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