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핵반격가상종합전술훈련'을 실시했다고 23일 북한 관영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국가핵무력의 신속 반격 능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전쟁 억제력을 제고하는 데서 중요한 몫을 담당하게 되는 초대형방사포병부대들을 국가핵무기종합관리체계인 '핵방아쇠' 체계 안에서 운용하는 훈련이 22일 처음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초대형방사포들은 약 352㎞를 비행했다.
전날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단토미사일(SRBM)을 언급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2일 오후 3시1분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수 발을 포착했다. 미사일 도발은 지난 19일 서해상에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라-3형' 초대형 전투부 위력 시험과 신형 지대공 미사일 '별찌-1-1' 시험발사 후 사흘 만이다.
신문은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적들의 군사적 대결 소동이 그 어느 때보다 극히 도발적이고 침략적인 성격을 띠고 감행되고 있는 시기에 진행된 것으로 하여 적들에게 보내는 분명한 경고신호"라고 위협했다.
신문에 따르면 훈련을 지켜본 김정은은 "초대형방사포들의 높은 명중 정확성에 대하여 마치 저격수보총사격을 본 것만 같다고,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세계최강의 우리식 전술핵공격수단들이 신속하고 철저한 반격태세에서 유사시 중대한 자기의 전략적임무수행에 충실히 동원될 수 있게 엄격히 준비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그러면서 "전쟁 억제 전략과 전쟁 수행 전략의 모든 면에서 핵 무력의 중추적 역할을 끊임없이 높이는 방향으로 전법과 작전을 계속 완성해 나가며 핵 무력의 경상적인 전투 준비 태세를 완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에 미국도 즉각 규탄 입장을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최근 수년간 다른 모든 탄도미사일 발사와 같이 이번 발사에 대해 규탄한다"며 "이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잇단 도발이 "역내 및 국제 평화와 안보에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24∼26일 방중 때 중국측과 협의 과정에서 의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번 훈련의 군사적 목적은 핵반격 시 전술핵 탄두를 탑재한 초대형방사포부대의 운용체계 점검에 방점을 둔 것"이라면서 "대외적으로는 한미연합공중훈련에 대한 맞대응 무력시위, 블링컨 국무부 장관의 방중 시 자신들을 자극하지 말라는 경고성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