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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보 불닭면' 없어서 못 산다더니…삼양식품 주가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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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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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이 오른 덕에 수출을 포함한 해외 사업을 키운 기업들의 환차익 수혜가 기대되고 있어서다. 국내에서는 물가 대비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외식 수요가 가정식(내식)으로 옮겨 간 데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펀더멘털이 개선되면서 ‘밸류업’ 테마에도 올라타고 있다.
    “카디비도 빠졌다” 불닭볶음면 인기에 삼양식품 71%↑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전날 8.12% 오른 29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월말(17만900원) 대비 71.45% 상승한 수준이다. 삼양식품 주가 랠리는 환율 상승과 궤를 같이 했다.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붉닭볶음면’ 시리즈의 수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붉닭볶음면의 수출 성장세는 가파르다. 삼양식품의 면·스낵 수출액은 2020년 3857억원에서 2022년 6027억원(전년 대비 56.24% 성장), 작년엔 7934억원(31.65%)로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작년 실적 기준 삼양식품의 전체 매출액(1조1929억원) 중 수출(8093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67.85%다.

    수출 성장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신제품 ‘까르보 불닭볶음면’의 미국 내 품귀현상이 뉴욕타임즈에 소개될 정도로 인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미국의 유명 래퍼 카디비와 161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틱톡 인플루언서 ‘키스 리’가 까르보불닭볶음면을 소개하는 장면의 영상이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상에서 카디비는 ”까르보불닭볶음면을 사기 위해 30분 동안 운전했다“고 말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은 2022년까지 수출 제품 중 불닭볶음면 오리지널의 비중이 50%를 웃돌았지만, 작년에는 40% 수준으로 축소됐다”며 “까르보 불닭볶음면 등 수출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는 점은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 여력과 성장의 지속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삼양식품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13억원으로, 1년 전 대비 72.8% 증가할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해외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어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이 기대되는 농심과 CJ제일제당도 최근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농심은 3월 이후 주가가 13.65% 올랐다. 상승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작년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내리막을 타던 주가가 반등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올해 3분기 미국 2공장에서 새로운 라인을 가동하게 되면 해외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미국의 냉동식품회사 슈완스를 인수해 현지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슈완스는 최근 미국 현지의 김치제조업체 코스모스푸드를 인수하면서 김치 생산에도 뛰어들었다.
    물가 상승 따른 가공식품 수요 증가에…CJ제일제당 주가 ‘쑥’
    특히 ‘식품 대장주’ 자리를 되찾은 CJ제일제당은 이달 들어서만 18.03% 상승했다. 미국 사업 성장에 더해 국내 가공식품 수요도 되살아나고 있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식 물가의 연이은 상승으로 가정식(내식)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와중에 신선식품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당분간 상대적으로 가격 인상 폭이 작은 가공식품의 수혜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원가부담도 완화될 전망이다. 주요 곡물 가격이 안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작년 7월 124.6로 고점을 찍고 하향곡선을 그리며 올해 2월 117까지 내려왔다. 3월 지수는 유지류, 유제품, 육류 가격 상승세에 118.3으로 소폭 올랐다. CJ제일제당 원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설탕군과 곡물군의 가격지수는 3월에도 전달 대비 각각 5.4%와 2.6% 하락했다.

    원가 부담이 낮아지면서 CJ제일제당의 1분기 이익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530억원이다. 1년 전 실적보다 39.64% 큰 수치이며, 이달 들어 6.36% 상향됐다. 실적시즌 기간 동안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상향되는 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는 ‘어닝 서프라이즈’의 전조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8일 CJ제일제당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2947억원에서 3723억원으로 상향했다. 그는 “국내 가공식품 수요 성장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식품 부문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작년 10월10일 공시된 CJ셀렉타 매각이 완료될 경우 실적 추정치를 추가로 상향할 수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작년부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주력 해외 계열사를 잇따라 매각하고 있다. 작년 7월에는 중국의 식품제조 계열사 지샹쥐를 3000억원에, 같은해 10월엔 브라질 농축대두단백 제조사 CJ셀렉타를 4800억원에 각각 매각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연초엔 소외됐지만…이번엔 ‘밸류업’ 랠리에 올라탈까
    주가 변동이 크지 않은 CJ제일제당이 지난 22일 3.85% 상승한 배경엔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8배로, 지금 당장 장부가치대로 청산하면 시가총액보다 많은 현금이 나온다.

    한동안 잠잠했던 밸류업 프로그램 모멘텀이 살아난 건 미국을 방문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현지 기자간담회를 통해 세제 혜택을 구체화했기 때문이다. 최 부총리는 “배당·법인세 세액공제 및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시 각각 기업의 주주환원 노력 증가에 비례해 세 부담 완화 혜택이 커지도록 제도를 설계할 것”고 말했다.


    식품기업들의 PBR은 대체로 1배 미만이다.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로 컨센서스가 형성된 코스피 음식료품지수 편입 종목 13개 중 12개월 후행 PBR이 1배 이상인 종목은 삼양식품(3.58배), 풀무원(1.32배) 하이트진로(1.29배), SPC삼립(1.08배), 빙그레(1.01배) 등 5개뿐이다.
    삼양식품을 제외하면 1배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지난 1월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정책이 처음 언급된 직후의 저평가주 랠리 때는 식품주는 소외돼 있었다.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삼양식품과 CJ제일제당, 농심 외에도 사조대림(7%), 풀무원(5.2%), 대상(4.78%), 선진(4.64%), 오뚜기(4.05%), 롯데웰푸드(4.02%) 등도 강세를 보이는 등 식품업종에도 훈풍이 퍼지고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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