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바둑판을 그때 제작했으면 10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과 함께 볼거리도 만들었겠죠"
금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기록하면서 전남 신안군이 깊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5년 전 제작을 추진했던 황금바둑판의 제작 중단에 대한 후회다.
23일 신안군에 따르면 군은 2019년 6월 3일 '신안군 황금바둑판 조성 기금 설치 및 운영 조례'를 입법 예고하고, 순금 189㎏(5만400돈)을 들여 가로 42㎝·세로 45㎝·높이 5㎝ 크기의 황금 바둑판 제작을 계획했었다.
당시 순금 한 돈(3.75g) 시세는 21만원으로, 총사업비는 108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은 신안군이 '혈세'를 낭비한다는 언론과 여론의 비판에 사업 전면 중단을 결정했다.
이후 금값이 상승 곡선을 그리자 사업 중단은 두고두고 아쉬운 결정이 됐다.
올해 들어 순금 한 돈 시세는 한때 46만원까지 치솟으면서 바둑판을 제작하기로 했던 순금 가격만 232억원에 이른다.
만약 계획이 그대로 추진됐다면 순금 시세 차액만 124억원에 달한다.
특히 아쉬운 대목은 이웃한 함평군의 황금박쥐상이 금값이 오를 때마다 언론에 회자하면서 시세차익은 물론 함평을 대표하는 볼거리가 된 점이다.
함평군은 2008년 순금 162㎏의 황금박쥐상을 30억원을 들여 제작했는데 현재 금 시세로 보면 165억원의 가치를 가졌다.
신안군 관계자는 "황금바둑판 사업은 바둑을 매개로 신안군의 문화적 가치를 국내외에 알리고, 지역 관광과 연계해 주민소득 증대에 기여할 중요한 프로젝트였다"라며 "현재의 금값 상승 추세를 보면 당시 제작 중단 결정이 더욱 후회된다"라고 말했다.
신안=임동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