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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韓, 양자컴퓨터도 주변국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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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마이크로소프트(MS)의 발표에 정보기술(IT)업계의 시선이 쏠렸다. MS는 양자컴퓨터 기업 퀀티넘과 함께 1만4000회 이상 오류 없이 작동하는 ‘논리적 큐비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의 기본 연산 단위다. MS는 퀀티넘의 트랩 이온 하드웨어를 통해 30개의 물리적 큐비트를 4개의 논리적 큐비트로 결합하는 오류 수정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양자컴퓨터 상용화의 최대 난제인 오류율을 기존 대비 800분의 1 이하로 개선했다. 미국의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이에 대해 “양자컴퓨터가 다음 시대로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오픈AI와 손잡고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MS가 차세대 기술인 양자컴퓨터 경쟁에서도 앞단에 선 모양새다.
'양자 주도권' 노리는 빅테크들
구글, 아마존, IBM 등 미국의 주요 빅테크들도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500만달러 규모의 글로벌 콘테스트인 ‘엑스프라이즈 퀀텀 애플리케이션’을 개최했다. 앞으로 3년간 열리는 이 대회는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으로 수년 내 다가올 양자컴퓨터 상업화 시대에 대비해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엔비디아도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연구자와 개발자들이 화학, 생물학 등 주요 과학 분야에서 양자컴퓨팅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퀀텀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바이오와 함께 양자컴퓨터를 회사의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점찍었다.

MS와 함께 일찌감치 양자컴퓨터 개발에 나선 IBM은 작년 말 사상 첫 1121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 2021년 100큐비트를 넘어선 뒤 2년 만이다. 아마존은 3년 전부터 ‘서부의 매사추세츠공대(MIT)’라 불리는 캘리포니아공대(칼텍)에 ‘아마존웹서비스(AWS) 퀀텀컴퓨팅센터’를 설립해 양자컴퓨터 실용화 연구를 하고 있다.
패권 경쟁에서 멀어지는 한국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 원리를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컴퓨터다. 현재 컴퓨터가 0과 1 두 가지 신호로 연산한다면 양자컴퓨터는 0이면서 동시에 1인 중첩된 정보를 병렬 처리한다. 슈퍼컴퓨터가 1만 년 걸리는 연산을 양자컴퓨터는 몇 분 만에 처리할 수 있다. 이전과 다른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이에 양자컴퓨터도 국가 간 패권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작년 10월 255큐비트를 장착한 ‘지우장 3.0’을 내놨다. 중국 측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보다 1경 배 빠르다’고 소개했다. 유럽연합(EU)에선 프랑스가 2035년까지 2048큐비트 양자컴퓨터를 산업화하기 위한 5억유로(약 73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최근 시작했다. 일본은 미국과 ‘양자 밀월관계’를 맺었다. 작년 5월 IBM과 구글은 도쿄대, 시카고대와 함께 양자컴퓨터 개발에 10년간 각각 1억달러(약 1380억원)를 투입해 공동 연구하기로 했다.

한국은 양자컴퓨터 부문 후발 주자다. 올해 초 20큐비트 양자컴퓨터의 초기 버전을 시연한 수준이다. 정부는 양자기술을 미래 핵심사업으로 선정하고 2032년까지 996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하지만 아직 예비타당성 조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생성 AI 시대에 한국의 대규모언어모델(LLM) 등 AI 기술은 이렇다 할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양자컴퓨터 시대에도 이런 상황이 재연되는 것은 아닌지 짚어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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