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가 블룸에너지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발전사업을 위한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나선다. 수소 발전 입찰 시장에서 낙찰프로젝트를 위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본사에서 MDM자산운용과 '일반수소발전 입찰 시장(CHPS) 연료전지 사업 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MDM자산운용은 부동산 개발 및 금융 분야 대표기업인 MDM그룹의 자산운용사다. 최근 신재생에너지 및 ESG 분야 등 미래가치가 높은 자산 발굴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에코플랜트와 함께 강릉연료전지·춘천연료전지·송산연료전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연료전지 사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편이다.
두 회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총 45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고, 직접 참여할 방침이다. 금융지원타당성(Bankability)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조성된 펀드는 수소 발전 입찰 시장에서 낙찰된 사업 중 SOFC 발전 사업의 후순위 차입금 및 자기자본 조달에 주로 활용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 측은 이번 협약에 대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지원이 이뤄지던 기존 RPS(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 시장과 차이를 보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연료전지 사업 분야에선 최근 프로젝트 착공의 선결 조건이 됐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금융 조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전력구매계약 이후 24개월 이내에 발전소 상업 운전(COD, Commercial Operation Date)이 이뤄지지 않으면 페널티가 부과된다는 점 때문에 신속한 금융 조달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에 조성하는 펀드를 활용해 SOFC 발전사업의 금융 조달 기간을 최소화함으로써 사업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년간 연료전지 사업 경험을 축적해 온 SK에코플랜트와 신재생에너지 및 관련 인프라 투자 노하우를 보유한 MDM자산운용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의 블룸에너지 SOFC 연료전지 사업은 낮은 변동비로 경제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소 발전 입찰 시장에서는 통상 20년 동안 고정된 가격으로 전력 판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수소 발전 입찰 시장에서 낙찰받은 24개 연료전지 사업 중 현재까지 금융 조달에 성공한 프로젝트는 블룸에너지 SOFC가 공급되는 화성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이 유일하다. 높은 발전 효율의 고성능 주기기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전력 생산 능력, 금융지원타당성 등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배성준 SK에코플랜트 에너지사업단장은 “SK에코플랜트는 이번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솔루션 개발을 통해 수소 발전 입찰 시장에서 SOFC 경쟁력을 더욱 극대화할 것”이라며 “블룸에너지와 전략적 협력을 토대로 SOFC 경쟁력을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 국산화 비중 확대, 해외 수출 등 다각적인 노력으로 수소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