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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큰손 떠나자…스위스 시계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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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계 명품 시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스위스 시계업체들이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의 수요 감소로 우울한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시계산업연맹 보고서에 따르면 3월 시계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20억스위스프랑(약 3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수출액은 같은 기간 41.5% 급감해 2020년 3월보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3월은 코로나19 초창기여서 봉쇄 조치로 인해 운송이 마비된 시기다.

홍콩 수출액은 44.2% 급감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싱가포르(-14.8%), 영국(-13.2%), 미국(-6.5%), 일본(-3.5%) 등 주요 소비시장에서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장 필리프 베르쉬 본토벨 애널리스트는 “수출 감소세는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특히 중국에서의 수출 감소는 정말 걱정스러울 정도”라며 “이 지역(중국)에서 재고가 과도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스위스 시계업계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부터 2023년 중반까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각국 정부의 양적완화에 힘입어 소비자들이 넘쳐 나는 현금을 여행 대신 명품에 썼기 때문이다. 시계 브랜드들은 코로나19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생산량이 줄어들자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주요국 정부의 긴축 정책이 시작됐고 세계가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자 미국, 중국 등 거대 소비 시장에서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다. 스위스 시계산업연맹에 따르면 3월 스위스에서 출하된 시계는 1년 전보다 25% 감소한 110만 개를 기록했다. 수출액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3000프랑(약 456만원) 이상 시계의 출하량은 금액 기준으로 약 10% 감소했다. 500프랑(약 76만원)에서 3000프랑 사이 가격대의 수출 금액은 38% 쪼그라들었다. 가장 낮은 가격대인 200프랑(약 30만원) 미만의 시계는 전년 대비 19% 급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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