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19일 17:1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MG손해보험 인수전에 지난해 KDB생명, ABL생명 등의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인수 후보가 다시 도전장을 냈다. 금융지주는 여전히 보험사 인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사모펀드(PEF)만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19일 MG손해보험 인수의향서(LOI) 접수에 참여한 2개사를 예비인수자로 선정했다. 앞서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데일리파트너스와 JC플라워 등 2곳이 참여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한 결과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유효 경쟁이 성립됐다.
예비 인수자가 오는 24일부터 약 5주간 MG손해보험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뒤 5월 말~6월 초 본입찰이 진행될 전망이다.
두 곳 모두 지난해 진행된 KDB생명, ABL생명 인수전 등에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곳이다.
데일리파트너스는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VC)로 사모펀드도 운용하고 있다. 올해 초 신승현 데일리파트너스 대표가 기존 이승호 대표와 함께 데일리파트너스 지분 과반을 확보한 뒤 보인 첫 행보다.
애널리스트 출신인 신 대표는 수년간 보험사 인수를 줄기차게 추진해온 인물이다. JC파트너스가 KDB생명을 인수하려던 2020년에 해당 인수추진단을 이끌었으며 JC파트너스가 MG손해보험을 인수한 직후 MG손해보험 경영총괄 대표를 맡기도 했다.
신 대표는 지난해 1월 파운틴헤드PE를 설립한 뒤 KDB생명과 ABL생명 인수전에 각각 참여한 바 있다. 각 보험사 인수가 무산된 뒤 신 대표가 데일리파트너스로 둥지를 옮기며 파운틴헤드PE는 설립된 지 1년 만에 청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인수를 위해 설립했으나 신생 운용사의 한계를 느끼고 노선을 바꿨다는 평가다.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도 국내 금융사 M&A에 자주 등장했다. 지난해 KDB생명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과거 국내에서 애큐온캐피탈과 두산캐피탈, 애큐온저축은행 등을 인수한 뒤 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이력이 있다.
최근 보험사 매물을 내놓은 매각 측은 자금력 및 대주주 적격성 등 측면에서 원활한 매각을 위해 금융지주 참여를 원하고 있다. MG손해보험을 비롯해 롯데손해보험 등의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동양생명, ABL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도 잠재 매물로 꼽힌다.
다만 희망과 달리 금융지주는 여전히 가격과 추가 자금 지원 규모 등을 따져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KDB생명 본입찰에 참여햇던 하나금융지주 역시 막판에 발을 뺐다.
사모펀드 가운데서도 이렇다 할 보험사 인수 이력이 없는 곳들만 반복적으로 참전하면서 매각 측의 고민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들이 먼저 보험사를 인수한 뒤 구조조정 또는 추가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 이후 다시 금융지주에 넘기겠단 전략”이라며 “향후 보험사 M&A 시장이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선제적으로 트랙레코드를 쌓아 앞서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