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북부에 사는 시민이 겪는 교통체증이 올해 말이면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신탄진휴게소 하이패스IC가 문을 열기 때문이다. 신탄진IC 인근에 있는 신탄진휴게소를 통해서도 고속도로 진출입이 가능해지는 만큼 교통량 분산이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지하고속도로 건설 등 각종 대책을 통해 전국 고속도로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겠다고 21일 밝혔다.
“휴게소로 고속도로 진입”
지난 17일 찾은 대전 대덕구 신탄진휴게소 주차장. 경계선 넘어 국도 17호선이 바로 보였다. 올해 말에 이 도로와 신탄진휴게소가 연결된다. 지금은 17번 국도를 타고 신탄진휴게소에서 1.7㎞ 떨어진 신탄진IC까지 이동해야 고속도로를 탈 수 있다. 출근시간 기준 400m 가까이 차량이 늘어서 있는 상습 정체 구간이다. 앞으로 하이패스 단말기가 있는 차량은 신탄진휴게소에서 바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향할 수 있다. 다만 부산으로 가려는 차량이나, 4.5톤 이상 화물차는 하이패스IC를 이용할 수 없다.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신탄진휴게소 하이패스IC 신규 설치를 통해 신탄진IC 교통량이 2044년까지 11%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토부는 앞으로도 IC 신설을 늘려 고속도로 진출입 병목현상을 완화할 계획이다. 현재 경부고속도로 통도사, 옥산휴게소 등 전국에 10곳의 휴게소형 하이패스IC가 있는데, 지속 확대해나간다는 구상이다.
지하에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식으로도 정체를 줄일 계획이다. 현재 경인고속도로(인천~서울), 경부(용인~서울), 수도권 제1순환(구리~성남, 서창~김포), 부산외곽순환(사상~해운대) 등에서 지하 고속도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기존 도로를 두고 지하에 추가로 도로를 내는 것부터, 상부 공간 일부를 개발하는 것까지 유형은 다양하다. 상부 공간 개발에 초점이 맞춰진 철도지하화 프로젝트와 달리 지하도로 사업은 기본적으로 교통정체 해소에 방점을 두고 있다.
지하도로를 둘러싸고 안전성 우려가 적지 않다. 지상도로에 비해 화재 시 피해가 더 클 수 있고, 터널을 지날 때 눈이 피로해지는 것처럼 운전자의 사고 위험이 늘어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 화성에 있는 도로교통연구원의 ‘도로주행 시뮬레이터 실험센터’에선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모의주행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하도로와 같은 상황을 입력해 운전자가 언제 불안함이나 졸음을 느끼는지, 어떤 안전시설물을 설치했을 때 효과가 나타나는지 등을 점검 중이다. 반횡류식 제연설비, 원격제어 살수설비 등 지하도로 방재시설 적용도 검토 중이다.
“26년까지 상습정체 30% 감축”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재정고속도로 가운데 하루 1시간 이상 시속 50㎞(통행속도) 미만의 상습 교통정체가 발생하는 구간은 76개소, 429.9㎞다. 경부고속도로 서울~신갈, 수도권제1순환선 판교~성남 구간 등이 대표적이다. 주종완 국토부 도로국장은 “2026년까지 고속도로 상습 교통정체 길이를 30% 이상 감축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영동고속도로 주말 버스전용차로 폐지, 합류부 차로 확장, 장거리 급행차로 도입 등 다양한 카드를 추진하고 있다.
개방형 휴게소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휴게소를 일반도로와 연결해 고속도로 이용객 뿐 아니라 지역 주민도 이용할 수 있는 지역 명소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애견파크와 별빛정원 등이 갖춰진 덕평휴게소가 대표 사례다. 반대로 고속도로 이용객이 휴게소에 차를 세워 두고 덕평휴게소 밖으로 나와, 근처의 롯데아울렛 이천점 등을 이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현재 정읍, 진주, 덕평 등 3곳의 개방형 휴게소가 있다. 올해 추풍령, 논공, 강천산, 춘향, 이천 등 개방형 휴게소 5개소가 추가될 예정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