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트·닭갈비 등 음식점에서 많이 쓰이는 양배추 가격이 이달 들어 2배 뛰었다. 파프리카, 당근, 대파 등 밥상에 오르는 채소들도 일제히 가격이 올랐다. 외식·집밥 가릴 것 없이 전반적인 물가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양배추 도매가는 1613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21.75% 올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99.06%, 1년 전에 비해선 131.96% 상승했다.
양배추 값이 급등한 건 기상 악화로 인해 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양배추는 전남 무안·해남에서 주로 나는데, 지난달 흐린 날씨가 이어지면서 작황이 안 좋아졌다"며 "5월 양배추 주산지가 충청도로 이동하는 전까지는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음식점들은 비상에 걸렸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선 "국산 양배추는 썩은 부분이 많아서 살 게 없다", "양배추 가격이 너무 올라 중국산으로 갈아탔다"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파프리카(20.19%), 당근(10.8%), 풋고추(8.31%) 대파(3.78%) 등 집밥에 자주 쓰이는 채소들도 일제히 전주 대비 가격이 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파의 경우 주산지인 전라도 신안·임자도의 수확기가 끝나면서 물량 부족이 이어지고 있어 쉽게 가격이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충청도에서 주로 나는 호박·오이·방울토마토 등은 가격이 안정화됐다. 남부 지방에 비해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작황이 좋았기 때문이다. 테란에 따르면 호박 도매가는 1649원으로 전주 대비 32.12% 하락했다. 방울토마토(-35.71%), 오이(-32.64%), 얼갈이배추(-18.19%) 등도 가격이 내렸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