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고관절 골절 환자의 재골절 위험을 간단하게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딥러닝 모델을 활용했더니 5년 이내 단기 고관절 재골절 위험 예측 정확도가 상당히 높았다.
서울대병원은 김영곤 융합의학과 교수와 김이삭 연구원, 공성혜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이 고관절 골절 환자 1480명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기반으로 단기 재골절 위험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고 17일 발표했다.
고관절 골절 환자는 첫 골절 후 평균 2~4.3년 사이 재골절이 발생한다. 단기적으로 재골절 위험을 예측하고 고위험군을 모니터링하는 게 중요하다. 기존 골절 예측 도구(FRAX 등)는 단기 예측엔 한계가 있어 새로운 예측법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단기 재골절 위험도 예측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근육과 뼈의 조성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고관절 CT 영상에 주목했다.
2004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골절로 내원한 1012명의 고관절 CT 영상을 재구성해 정면·측면·횡단면 영상을 만들었다. 이후 각 영상의 특징을 추출한 뒤 이를 조합해 재골절 위험 자유도(재골절이 발생하지 않을 확률)를 산출해 생존곡선 형태로 표현하는 앙상블 딥러닝 모델을 설계했다.
전체 환자를 분석해 CT 촬영 후 경과한 시점별로 기준값을 설정했다. 이 기준값보다 위험 자유도가 낮아지면 재골절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기준값 곡선과 환자의 생존곡선을 비교해 생존곡선이 기준값 곡선보다 낮아지는 시점을 재골절 발생 시점으로 예측하는 방식이다.
고관절 골절 환자 468명을 대상으로 성능 테스트를 했더니 단기 재골절을 예측하는 앙상블 딥러닝 모델의 예측 정확도(AUROC)는 0.74였다. AUROC는 1에 가까울수록 예측 성능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이는 임상정보와 골밀도에 기반한 기존 FRAX 예측 도구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FRAX의 2년·3년·5년 내 재골절 예측 정확도는 각각 0.58, 0.64, 0.70였다.
김영곤 교수는 "재골절 고위험군을 적극적으로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위험군에겐 골다공증약 처방, 지속적 모니터링, 조기 재활 등을 실시해 고관절 골절로 인한 낙상 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상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래디올로지' 1월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