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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위기 고조로 유가가 오르고 증시가 조정을 받자 방산·에너지주가 경기 방어주로 주목받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최소한의 보복 조치를 취하더라도 정세가 불안정해지고 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를 넘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영국 투자은행 리버럼캐피털은 중동 혼란으로 인한 금융시장 급변으로 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고 주식시장이 10% 조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은 85.36달러, 브렌트유 6월물은 90.02달러에 거래됐다.
리버럼캐피털은 고객 메모를 통해 "이스라엘이 분쟁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는 제한적인 방식으로 보복한다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미국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주식시장은 5~10% 조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동안 주식 시장 랠리는 당분간 일시적인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확실한 승자는 석유 및 가스주식과 방위계약업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산업 대표 ETF(상장지수펀드)에는 아이셰어즈 미국 항공우주방위 ETF(티커명 ITA), 인베스코 항공우주방위 ETF(PPA), SDPR S&P 항공우주 방위 ETF(XAR) 등이 있다.
또 리버럼캐피털은 "미국의 개입으로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전면전이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분명해지면 주식 시장은 회복되고 유가는 하락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티은행 상품전략책임자인 막시밀리언 레이튼 역시 이스라엘의 대응에 따라 유가가 100달러를 넘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레이튼 책임자는 고객 메모를 통해 "이스라엘이 이란 내 우라늄 농축 시설을 직접 타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RBC 캐피털마켓은 지난 13일 연구 노트에서 "이스라엘 전쟁 내각은 이란의 군사능력을 타격하기 위해 강력한 대응을 옹호하는 매파와, 이란과 헤즈볼라 등 무장단체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국제연합 구축'을 선호하는 비둘기파로 나뉘어 있다"고 진단했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켓 전략가는 15일 "전쟁 내각은 주말 동안의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결정하지 않았으며 여전히 이스라엘 보복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전까지 강세였던 AI주가 중동 확전 우려와 국채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하락한 것은 일시적인 조정이며,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16일 CNBC에 따르면 케이트 무어 블랙록 글로벌얼로케이션 투자팀 전략책임자는 "최근의 하락은 시장이 부진하다는 신호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무어 전략책임자는 "지지적인 거시경제 환경은 올해 내내 주식 수익률 강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상당한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및 AI 관련 기술 소프트웨어 기업에 많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지금이 반(半)사이클의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