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 '나 홀로 집에 2'에 출연했던 미국 배우 롭 슈나이더가 현지 정치권 행사에서 '한국 사창굴'(Korean whore-houses) 등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의 발언으로 당시 행사에서 일부 상의원들은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가 하면, 행사는 조기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 공화당 전현직 보좌관들의 모임인 상원워킹그룹(SWG)이 주최한 지난해 말 행사에서 슈나이더가 코미디 공연을 하다가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당시 슈나이더는 "한국 사창굴" 등 발언을 이어갔다고 한다. 이 밖에도 아시아 사람들을 겨냥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한 의원의 대변인은 "역겹고 상스러웠다"며 "더는 들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떠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이 불쾌감을 드러내자, 이 공연은 최소 30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10분 만에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SWG 측은 행사 다음 날 참석자들에게 대신 사과한 뒤 성명을 내고 "슈나이더가 구두로 합의한 내용을 무시하고 지키지 않았다"며 "전날 일은 우리의 목적과 부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슈나이더는 자신의 농담이 뒤늦게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시 농담이) 3개월 반이 지났는데 지금 넷플릭스에서 방영되고 있다"며 "왜 그들은 '택스 데이'(세금의 날)를 선택했을까. 지연하고, 일정 변경하고, 방영도 늦게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슈나이더는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들을 배출한 SNL 출신이다. 국내에서는 영화 '나 홀로 집에 2'에서 주인공에게 팁을 요구하는 호텔직원 역을 맡으며 얼굴을 알렸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