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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도 중독이 된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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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전해지는 뉴스에는 마약에 관련된 내용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마약의 문제점은 쉽사리 중독에 이르게 되고 결과적으로 삶을 망가뜨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특정 약물로 인한 중독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사람들이 중독에 들어서는 과정과 중독으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을 연구함으로써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스탠포드대학 정신의학과 애나 램키 교수가 저술한 <도파민네이션>(2022)에 따르면 도파민의 양으로 중독 여부를 측정하며, 뇌에서 쾌락과 고통을 담당하는 부위가 동일하다고 한다. 중독성 약물로 쾌락을 얻는 사람이 좀 더 자극적인 쾌락을 경험하고자 약물의 양을 늘려간다면, 어느 순간 뇌는 쾌락대신 고통을 인식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모든 기술들이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완성의 단계에 이르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사람들을 중독과 유사하게 빠지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디지털약의 등장으로 중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는 두가지 면이 공존한다.

게임, 포르노, 디지털 관음증 등은 핸드폰을 손에서 놓기 어렵게 만드는 '도파민 플랫폼'이다. 이러한 중독 증상이 있다면 건강한 수면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는 수면제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잠을 유도하는 ASMR을 들으면서 잠을 청하는 것도 방법이 된다.

굳이 마약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중독성과 연관 지을 수 있는 것은 무수히 많다. 마치 공기중에 도파민이 퍼져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중독현상이 과도하게 넓게 퍼지다보니 행복중독, 운동중독, 사랑중독, 노래중독처럼 넌센스 같은 도파민 적용사례도 언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4차산업에서 나타난 기술적인 요소들은 중독성이 강한 것들이 유난히 많다. 블록체인 같은 경우는 투기에 가까운 광풍이 불면서 전 세계를 전례 없는 코인의 도파민 쓰나미로 만들어 버렸다. 오픈AI가 시작한 신개념의 AI는 순식간에 일상에 적용돼 세상을 바꾸고 있다. AI에 대한 의존도는 미래의 지도를 바꿀 정도로 폭증할 것이다.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젊은 세대들은 어려서부터 핸드폰과 인터넷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네이티브 사용자에 해당한다. 인터넷과 모바일 세상은 무제한적으로 중독적인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난 MZ세대는 어떠한 특성이 있을까.

애나 램키 교수에 따르면 특정 약물에 중독된 사람들은 미래의 기간이 9일이라고 대답했다. 반면에 약물에 중독되지 않은 건강한 대조 실험 집단은 미래가 평균 4.7년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따라서 중독적인 상황에 오랫동안 노출된 젊은 세대들은 짧은 미래에 공감하는 세대이므로, 장기간에 걸친 보상이 따르는 행위보다는 현재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코로나가 유행하던 시절에 ‘골린이’라는 유행어가 잠시 나오더니 어느새 자취를 감췄다. 골프라는 운동은 오락실의 운동 게임과 달라서 재미를 느끼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 그리고 골프를 치기 위해서는 팀을 이루어서 먼 거리를 가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골프를 즐기는 비용은 젊은층이 감당하기 버겁다. 이런 골프가 MZ세대에게 널리 퍼지는 스포츠가 된다는 것은 애당초 어려워 보였다.

취직을 해야 하는 대학생들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AI가 고도화하면서 대기업에서 신입사원을 뽑지 않고 기존의 사원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도 생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다행히 최근의 추세는 취직을 하는 것과는 별도로 처음부터 아이디어를 발굴해서 창업으로 시작하는 청춘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학에서도 창업을 위한 지원을 늘려가고 있다.

생각을 바꾸는 것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다. 오락 프로그램에 빠지는 사람은 프로그램을 만든 제작자의 의도에 중독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하나의 방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사용자로서의 중독의 길로 접어드는 것이 아니라 제작자 겸 감독으로서 기술을 이용한다면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이끄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김동철 숭실대 겸임교수(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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