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이란의 보복 공습으로 발사된 300여 기의 무장 드론과 미사일 대다수가 이스라엘 방공망에 격추됐다. 다만 이스라엘이 이 같은 방공망을 운용한 비용은 1조80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막대한 방어 비용 때문에 이란의 공습을 지속적으로 막아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14일 이스라엘 현지매체 와이넷은 이스라엘방위군(IDF) 재정 고문을 지낸 람 아미나흐 예비역 준장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방공체계 운용 비용은 40억~50억셰켈(약 1조4694억~1조8368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방공 체계는 고도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다중 방공망을 갖추고 있다. 요격 고도에 따라 아이언돔, 스파이더, 다윗의 돌팔매(David’s Sling), 애로-2, 애로-3 등으로 구성된다. 고고도 미사일과 장거리 미사일은 미군 패트리엇 미사일을 개량한 애로-2와 애로-3가 방어하고, 스파이더와 다윗의 돌팔매는 중고도 미사일과 중거리 미사일을 요격한다.
아이언돔은 이스라엘이 2011년 실전 배치한 방공체계로, 저고도에서 미사일과 드론 등을 방어한다. 현존하는 방공 시스템 중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DF에 따르면 아이언돔의 미사일 요격률은 90%를 웃돈다.
다만 방공 시스템 유지 비용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아미나흐 준장은 와이넷과의 인터뷰에서 “단거리 요격에 쓰이는 아이언돔과 별도로 탄도탄 요격용 애로 지대공미사일을 쏠 때마다 350만달러(약 48억5000만원), 중거리 발사체용 매직 완드는 100만달러(약 13억9000만원) 등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스라엘 방위군 예산이 600억셰켈(약 22조41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스라엘은 13일 하룻밤에 국방 예산의 10%를 방공 시스템에 쓴 셈이다. 아미나흐 준장은 “이스라엘은 미사일 방어에 얼마가 들어가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국방 예산을 증액하고, 미사일 요격에 활용할 수 있는 미국산 전투기를 조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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