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지면서 미 국채 수요가 급감해 채권 금리가 치솟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예상보다 뜨거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향후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자 채권 매도 주문이 쏟아져 나왔고, 지난주 미 재무부의 장기국채 입찰에서도 투자자 참여가 줄었다. 투자 수요가 부족하면 더 높은 금리를 줘야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지난 12일 국채 수익률은 10년 만기 기준 연 4.499%로 마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작년 10월 연 5%를 넘긴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으로 안전자산 수요는 늘었지만 장기적인 금리 전망 흐름을 뒤집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시장금리가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맥쿼리그룹의 글로벌 통화·금리 전략가 티에리 위즈먼은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3개월 연속 미 중앙은행(Fed)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면서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분위기”라며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4.75%까지 상승하는 것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장기적으로 미 정부의 재정적자로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것이란 점에서 시장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지난 1분기 미 정부는 7조20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후 부양책을 본격화한 2020년 2분기 발행 규모를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재무부는 다음달에도 3860억달러가량의 국채를 추가로 매각할 예정이다. 미국 의회예산국은 미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5.6%에서 향후 10년 안에 6.1%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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