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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불황에 '효자' 된 벌크선…HMM, 2030년까지 세 배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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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선이 주력인 HMM이 벌크선(사진) 사업을 대폭 강화한다. 장기 계약이 많은 벌크선 사업을 키워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에 따라 실적이 요동치는 구조에서 벗어난다는 전략이다.

HMM은 15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30년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HMM은 현재 36척, 630만DWT(재화중량톤수·선박에 실을 수 있는 화물 최대 중량)인 벌크선 사업 규모를 2030년 110척, 1228만DWT로 늘리기로 했다. 정확한 투자 규모는 올해 상반기 발표한다.

벌크선은 포장하지 않은 화물을 그대로 실을 수 있는 화물 전용선이다. 철광석 유연탄 등 원자재를 주로 실어 나른다. 유조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자동차 운반선(PCTC) 등도 넓은 의미의 벌크선 사업에 포함된다.

벌크선은 컨테이너선과 달리 장기 운송계약 비중이 높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내며 해운업 불황기에 효자 역할을 한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HMM의 컨테이너와 벌크 사업 비중은 6 대 4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해운 업황이 악화하자 HMM은 벌크선을 잇달아 매각했다. 지난해 HMM 매출 8조4000억원 중 벌크선 사업 매출 비중은 14.7%(1조2430억원)에 그쳤다.

HMM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1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재무구조가 탄탄해지자 다시 벌크선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HMM은 글로벌 해운동맹 재편에 대응해 컨테이너선 사업도 2030년까지 130척, 15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규모로 확대한다. HMM은 84척(92만TEU)의 컨테이너선을 운용 중이다. HMM 관계자는 “컨테이너 사업을 중심으로 벌크·통합물류 사업을 확장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해운산업 경영안정 및 활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국적 컨테이너 선사 선복량을 200만TEU로 늘리도록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22년 11월 발표한 3조원 규모 경영안전판 자금 지원에 더해 3조5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해운 업황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해운사 몸집을 불렸다가 선복량을 채우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 업황은 장기 부진과 단기 호황이 반복된다”며 “정부 주도로 몸집을 불리기보다는 자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원/정영효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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