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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미래형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 생산을 중단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가격 경쟁에서는 중국 기업에 밀린데다 야심작이었던 사이버트럭 생산까지 중단되자 테슬라가 여전히 성장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기는 힘들다는 진단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미국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개발 및 생산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생산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구매자들에게 배송 지연을 안내했다. 이후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테슬라가 가속 페달 문제로 최소 7일간 사이버트럭 생산을 중단했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배런스는 테슬라가 생산 중단에 대한 의견 요청에 즉각적으로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이버트럭은 시제품 공개 4년만인 작년 11월 미국에서 공식 출시됐다. 스테인리스 강판으로 제작된 방탄 트럭이자 사다리꼴의 독특한 외관으로 주목받았다. 선주문량이 200만대를 넘길 정도로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았지만 미국 외 판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험적인 차량이라 대량 생산이 쉽지 않고 현재의 수요를 감당하기에도 벅차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테슬라는 사이버트럭을 연간 25만대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분기별로는 약 6만2500대에 이르는 규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중에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아직 사이버트럭 인도 물량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1분기에 대략 3500대 정도의 사이버트럭을 생산하고 인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테슬라는 1분기에 모두 38만6810대를 인도했다. 이 중 95.6%인 38만6810대는 모델3와 모델Y 차량이다. 나머지 4.4%에 달하는 1만7027대는 모델X SUV, 모델S 세단 및 사이버트럭으로 집계됐다.
배런스는 사이버트럭은 테슬라의 야심작이지만 대중성이 부족하고 가격이 비싸다고 지적했다. 미국 2위 완성차 기업 포드가 지난 11일 전기 픽업트럭 일부 모델의 가격 인하를 발표했을 정도로 픽업트럭에서도 가격 경쟁력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가격은 6만990달러(약 7940만원)부터 9만9990달러(약 1억33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다. 또한 이번 생산 중단으로 2025년인 차량 인도 시기가 미뤄지면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테슬라는 올들어 주가가 31.14%나 빠졌다. 월가에서는 올해 테슬라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180만대를 인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년전 전망치인 240만대보다 내려잡은 수치다. 분석가들은 2024년 180만대 중 약 4만 대에서 5만 대는 사이버트럭이 차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