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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훈풍에 '기지개' 켜는 韓 경제…"소비는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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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우리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재화 소비 부문에선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고 정부가 진단했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경기 한 축인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12일 '4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발표하고 이같은 진단을 내렸다.

기재부는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둔화 흐름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 경기 회복 흐름과 높은 수준의 고용률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재화소비 둔화·건설 선행지표 부진 등 경제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부문별 회복 속도 차이를 언급한 지난달과 동일한 표현이다.

구체적인 지표를 보면 지난달 국내에서 판매된 국산 승용차 수는 1년 전 보다 12.7% 급감했다. 전월(-15.2%)에 이어 2개월 연속 두 자릿 수대로 감소한 것이다. 다만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코로나19로 생산이 잘 되지 않던 자동차가 작년 3월 한꺼번에 풀리면서 (올 3월 판매 수가 감소한) 역기저 효과가 있었다"며 "(1년 전이 아닌) 2월과 비교하면 3월 자동차 판매가 더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카드 승인액은 1년 전 보다 3.0% 늘었다. 지난 1월 5.3% 증가한 뒤 2월 3.0%로 떨어진 데 이어 동일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백화점 카드승인액과 할인점 매출액도 각각 전년동월대비 2.8%, 6.9% 증가했지만 2월 증가폭(4.2%·7.5%)에 비해선 줄어들었다.

건설수주와 건축허가면적이 줄어든 것도 향후 건설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월 건설수주와 건축허가면적은 1년 전 보다 각각 24.1%, 33.4% 줄었다.

국내 경기를 둘러싼 외부 불확실성도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기재부는 "IT(정보통신) 등 글로벌 제조업 경기 개선 및 세계경제 연착륙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러-우크라 전쟁 및 중동지역 분쟁 확산 우려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국내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해선 "고용·소비지표가 견조한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3달째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향후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고물가가 이어지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6월 기준금리 인하설이 약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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