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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최대 기업에 5조원 쏟았는데…中 리튬 굴기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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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계 1위 리튬 매장국인 칠레에서 ‘광물 굴기’를 꾀했던 중국의 구상에 제동이 걸렸다. 5조원 넘는 돈을 들여 핵심 리튬업체를 손에 넣으려던 계획이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정부의 자원 국유화 기조에 가로막히면서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칠레 SQM은 지난해 12월 국영구리공사(코델코·Codelco)와 합작법인(JV)을 세우기 위한 예비 협약을 맺었다.

SQM은 칠레 생산진흥청(CORFO)과 계약을 맺고 리튬을 생산하고 있는 칠레 최대 리튬 기업이다. 이 회사는 리튬 사업부를 분할, 새 JV에 이전한 뒤 정부와의 계약을 2060년까지 연장해 리튬 생산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기존 계약은 2030년이 만기다.

이는 지난해 4월 칠레 정부가 공언한 리튬 산업 국유화 계획에 따른 것이다. 보리치 대통령은 대선 출마 당시 공약대로 리튬 사업의 관할권을 국영 기업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볼리비아(2008년), 아르헨티나(2023년)에 이어 '리튬 삼각지대'(칠레·볼리비아·아르헨티나)의 리튬 산업이 모조리 국유화됐다.

계획대로 JV 설립이 완료되면 SQM의 2대 주주인 중국 톈치(天齊)리튬의 지분 가치는 희석될 전망이다. 리튬 전문 컨설팅업체 일리마켓츠를 설립한 다니엘 히메네스는 “SQM 지분 매입 당시 톈치리튬은 언젠가 SQM의 리튬 사업 통제권을 손에 넣길 원했을 것”이라며 “SQM과 국영구리공사의 합작으로 그 꿈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톈치리튬은 2018년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를 들여 SQM 지분 약 24%를 매입했다. 글로벌 리튬 공급망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SQM은 1986년 정부 계약을 따내 리튬 사업을 영위해 온 기업으로, 미국 회사인 앨버말과 경쟁 구도에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2022년 기준 SQM과 앨버말의 리튬 생산량은 각각 16만8000t, 15만6800t 수준이다.

SQM과 국영구리공사 간 합작에 따라 칠레산 리튬에 대한 톈치리튬의 접근권은 대폭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스코샤은행은 “SQM은 2030년 이후 자사 리튬 사업에 대한 (톈치리튬의) 통제권을 사실상 박탈하고 있다”며 “리튬 사업부에서 창출되는 현금 흐름은 톈치가 아닌 칠레 주주들로 구성된 국영 이사회에 의해 통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톈치리튬의 프랭크 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칠레 언론 인터뷰에서 SQM과 국영구리공사 간 계약에 대해 “투명성이 부족하고 세부 사항이 결여돼 있다, (JV 설립) 협약의 이면에 숨겨진 부분이 뭔지 알고 싶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리튬 가격의 폭락으로 톈치리튬 주가는 지난 1년간 17%가량 떨어졌다.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70% 급감한 72억3000만위안(약 1조4000억원)이었다.

이에 대해 곤살로 게레로 SQM 회장은 “톈치는 악의를 갖고 SQM과 국영구리공사 간 협약을 방해하려 한다”고 반응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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